서울대공원 ‘터줏대감’ 코끼리열차, 디젤 대신 전기 충전해 출발합니다
내년부터 시범 운행하기로
1984년부터 달려온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의 ‘터줏대감’ 코끼리열차가 44년 만에 ‘전기 열차’로 변신한다. 현재 디젤(경유) 열차 6대가 서울대공원 방문객을 실어나르고 있는데, 2028년까지 모두 전기 열차로 교체한다는 게 서울대공원 계획이다.
서울대공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친환경·저상 코끼리열차 도입’ 연구 용역을 마치고, 6월부터 사업자 공모에 나설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코끼리열차는 서울대공원 종합 안내소와 서울동물원, 서울랜드를 지나는 순환 열차다. 맨 앞부분에 코끼리 얼굴과 기다란 코가 붙어있다. 한 바퀴 주행 거리는 2.2㎞. 대공원 주차장과 동물원을 잇는 리프트와 더불어 공원 내 핵심 이동 수단이다. 한 번에 96명까지 태우고 달린다.
코끼리열차의 역사는 서울대공원의 역사와 함께한다. 1984년 5월 1일 대공원 개장과 함께 운행을 시작했다. 처음엔 화물차를 개조해 손님을 태우고 다녔다. 대공원이 수도권 가족 단위 방문객의 ‘나들이 필수 코스’이자 초·중·고교생의 봄·가을 ‘소풍 성지’로 명성을 떨쳤던 2000년대 후반, 한 해 코끼리열차 누적 이용객은 400만명이 넘었다. 대한민국 사람 10명 중 1명이 코끼리열차를 탔단 얘기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요즘은 다른 관광 명소가 많아져 방문객이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코끼리열차는 서울대공원의 시작이자 끝”이라며 “작년에도 연간 누적 이용객이 179만여 명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코끼리열차도 ‘친환경 바람’을 맞았다. 열차 6대가 모두 경유를 쓰는 탓에 ‘전기·수소 열차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 것이다. ‘아이랑 함께 타는 열차인데 매연 냄새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민원도 해마다 제기됐다.
서울대공원은 2011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협력해 전기 열차 3대를 투입했었다. 도로 5㎝ 밑에 심은 특수 전기선 위를 달리며 충전도 하는 형식이었는데, 배터리 충전이 잘되지 않아 3년 만에 멈춰 섰다. 2013년엔 충전소에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구형 전기 열차 3대를 도입했다. 그러나 배터리 성능이 좋지 않아 언덕길에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지금 운행 중인 디젤 열차는 도입한 지 13년이 됐다. 서울대공원은 열차가 노후해 바꿀 때가 됐고, 그간 전기차 배터리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해 충분히 전기 열차로 교체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이번에 새로 도입하는 전기 열차는 한 번 충전하면 200㎞ 이상 달릴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주행 거리가 200㎞를 넘으면 충전 한 번으로 대공원 90바퀴를 돌 수 있다. 전기 열차만으로도 충분히 방문객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접근성도 훨씬 좋아진다. 휠체어, 유모차 이용자도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저상 열차로 만들 계획이다. 지금은 리프트를 통해 열차에 올라야 하고, 눈·비가 내리거나 바람이 심하면 이용이 어렵다. 또 공간 자체가 좁아 열차 한 대에 휠체어 한 대 정도만 실을 수 있다.
오는 6월 사업자가 선정되면 2027년 시범 운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2028년 1월부터 모든 코끼리열차를 전기 열차로 바꾸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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