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중동 전쟁 조기 종전하면 90달러… 호르무즈 봉쇄 길어지면 117달러 갈 것”

김지섭 기자 2026. 4. 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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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분석 결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 석유 시설이 14일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아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AP연합뉴스

중동 전쟁이 일찍 끝나도 국제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국책연구원 분석이 나왔다.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에너지 수급 대책이 시급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일 중동 전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를 3가지 시나리오로 구분해 유가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KIEP는 전 세계 33국의 무역·물가·성장률 데이터를 연결해 유가 충격이 각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계산하는 모형을 활용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연주

분석에 따르면, 전쟁이 조기 종전·휴전이 되더라도 내년 4분기 기준 배럴당 브렌트유 가격은 90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시설 피해 복구에 시간이 걸리면서 배럴당 63달러 정도였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또 KIEP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채 전쟁이 길어지면 유가는 전쟁 이전보다 86% 오른 117달러까지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시설이 계속 파괴되면서 확전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유가가 전쟁 전보다 176% 오른 174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KIEP는 “에너지 시설까지 직접 타격 받는 확전 시에는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의 유가 급등이 예상된다”며 “이 경우 모형의 특성상 174달러도 하한 추정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카타르 라스라판의 카타르에너지 LNG 생산시설. /로이터 연합뉴스

KIEP는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직접 위협에 노출돼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비상 수급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IEP는 “한국의 나프타 수입 중 중동 비중은 약 34.4%에 달하고, 카타르 시설 피격 시 복구에만 3∼5년이 걸릴 수 있어 중장기적 에너지 안보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KIEP가 과거 사례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유가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는 뉴스 충격 직후 0.1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KIEP는 한국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 공조 체계와 연계하고, 소진 이후에 대비한 긴급 수입 대체 경로를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미국, 동남아시아 등 나프타 대체 공급원을 빠르게 찾고, LNG 불가항력 선언에 대비한 법적·계약적 대응 절차를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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