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운영 시작한 언양 임시시장 가보니...천막 아래 돌아온 장날 풍경…활기 되찾아
이른 새벽부터 장사 준비
시민 발길 이어지며 북적
반쪽 주차장에 민원·사고도
주차난·홍보부족 아쉬워

2일 오전 8시, 평소라면 차들이 가득 차야 할 언양공영주차장의 부지 절반이 천막들로 뒤덮였다. 안전등급 E등급 판정으로 시장을 떠나야 했던 언양종합상가시장 상인들과 도로 확장으로 갈 곳을 잃은 언양공설시장 상인 일부가 인근 공영주차장에 마련된 '언양 임시시장'에서 장사하기 위해 모여든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상인들의 손길은 분주했다. 좌판에는 갖가지 농산물부터 알록달록한 화초, 말린 건어물과 의류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진열됐다. 장날 특유의 활기가 감돌자, 언양 오일장을 구경온 시민들의 발길도 하나둘 임시시장으로 이어졌다. 손님이 늘수록 상인들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렸다.
임시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의 눈동자에는 희망과 걱정이 교차했다. 언양종합상가시장에서 39년 동안 커튼을 팔아온 정명숙(70)씨는 임시 천막 아래에서 침구를 정리하고 있었다.
정씨는 "종합상가시장이 문을 닫은 뒤 월세를 내며 다른 곳에서 가게를 운영해 왔지만, 시장을 다시 살리기 위해 인원이 필요하다는 소식에 기꺼이 나왔다"며 "아직은 임시시장이 열렸다는 소식이 덜 퍼졌지만, 장날에 맞춰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들을 보니 힘이 난다"고 웃었다.
장을 보러 온 시민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경미(67)씨는 "오일장을 구경하다 노랫소리에 이끌려 들렀는데 언양시장이 더 커진 것 같아 보기 좋다"며 "시장이 활성화돼야 손님도 더 많이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임시시장에 공영주차장의 절반에 가까운 면적을 할애하다 보니, 고질적인 주차난이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언양시장의 일부 상인들은 "주차장이 반 토막 나면서 손님들이 '주차가 불편해 언양시장 못 오겠다'는 소리를 한다"며 "주차장 내 회전 반경을 줄이려 설치한 시설물 때문에 접촉 사고도 몇 건 발생했다. 모두가 합의하지 않은 개설로 엄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이날 공영주차장 진입로에서는 만차 표지판을 보고 차를 돌리는 광경이 수시로 목격됐다.
행정당국의 대처도 아쉬움을 남겼다. 군은 임시시장 개설 전 주차안내 요원을 배치해 강변주차장 등으로 유도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현장의 주차 안내자들은 진입을 막는 데만 급급할 뿐 인근 주차장으로의 상세한 안내는 없었다.
울주군 관계자는 "아직 운영 초기라 홍보가 부족한 면이 있다"며 "주차 관련 민원을 면밀히 검토해 불편을 해소하고, 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임시시장이 빠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