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기업 경쟁력 뒤흔드는 삼성전자 노조의 과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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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 중단을 선언합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1분1초를 다투는 사이, 삼성전자 노조는 실리 대신 투쟁의 명분을 선택하며 대화 문을 걸어 잠갔다.
노조가 실질적 처우 개선을 마다하고 판을 깬 것은 협상의 목적이 공정한 보상 요구를 넘어 기업 고유의 권한인 자원 배분권까지 통제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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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 대신 정치투쟁 선택
김채연 산업부 기자

“교섭 중단을 선언합니다.”
지난달 27일 경기 화성 모처에서 진행된 삼성전자의 2026년 노사 임금협상은 이 한마디로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사측이 ‘역대급 보상안’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지 이틀 만에 노조가 협상 결렬을 선언해서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1분1초를 다투는 사이, 삼성전자 노조는 실리 대신 투쟁의 명분을 선택하며 대화 문을 걸어 잠갔다.
사측이 이번 협상 테이블에 올린 카드는 노조의 성과급(OPI) 보상 불만을 해소하기에 충분할 만큼 파격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사측은 메모리 사업부 실적이 경쟁사를 앞설 경우 재원을 더 투입해서라도 경쟁사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노조가 요구한 영업이익 10%를 웃도는 13% 재원 투입과 함께 연봉 50% 상한선을 뚫는 보상을 사실상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노조의 반응은 냉담했다. 노조는 사측 제안을 “언제든 철회할 수 있는 임시방편”이라고 깎아내렸다. 그 대신 영업이익의 10%를 OPI 재원으로 명문화하고, OPI 상한제를 완전히 폐지하는 제도화만을 고집했다. 노조가 실질적 처우 개선을 마다하고 판을 깬 것은 협상의 목적이 공정한 보상 요구를 넘어 기업 고유의 권한인 자원 배분권까지 통제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노조 요구안이 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점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노조가 주장하는 성과급 배분 방식을 적용하면 지난해 연봉의 47%를 받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 직원의 성과급은 11%로 줄어든다. 철저하게 수익이 나는 메모리 사업부만의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이기주의나 다름없다. 6.2%의 임금 인상과 최대 5억원의 주거 안정 지원 등 전 임직원이 누려야 할 복지 혜택도 노조의 ‘OPI 상한제 폐지 올인’ 전략에 가로막혀 빛조차 보지 못한 채 묻혀버렸다.
산업계에선 AI 메모리 전쟁의 승패가 갈리는 지금이 삼성전자의 운명을 결정지을 ‘골든타임’이라고 보고 있다. 반도체는 호황기에 벌어들인 수익을 연구개발(R&D)과 시설 투자에 적기 투입해 불황을 버티는 장치 산업이다. 수익이 곧 미래 생존을 위한 재투자 재원인 셈이다. 노조 요구대로 이익의 상당 부분을 고정 성과급으로 묶어버리면 기업의 리스크 관리 능력은 마비될 수밖에 없다.
초기업노조는 정치 투쟁 일변도의 기존 노조와 다를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금 보여주는 행보는 조직의 이익만을 외친 구태와 다를 바 없다. 동료를 희생양 삼고 기업의 미래를 저당 잡는 노조의 몽니는 조직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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