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연설 앞두고 '피켓 시위' 접었다··· 범여 5당, 선거제 개혁 합의

박준석 2026. 4. 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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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혁신 등 5당 원내대표 공동선언]
광역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10일 본회의서 법안 처리 목표
국힘 설득·제도 설계 등 난제 多
민주개혁진보 5당 원내대표가 2일 국회 본청 앞 정치개혁 천막 농성장에서 정치개혁 완수와 헌정 질서 회복을 위한 6ㆍ3 지방선거 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기본소득당 신지혜 최고위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원내 5당이 6·3 지방선거에서 지방의회 중대선거구제를 확대하고 비례대표 비율을 확대하는 등의 정치개혁에 합의했다. 지방의회에 다양한 정치세력이 참여해야 한다는 진보 소수정당의 요구를 민주당이 전격 수용한 것이다. 다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현행 선거제 유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터라 실제 입법까진 난항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李대통령 국회 방문 앞두고 '극적' 합의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 5개 정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6·3 지방선거 민주개혁진보 5당 원내대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9일 민주당을 제외한 4개 정당이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천막농성에 돌입한 지 25일 만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방선거가 12·3 불법 계엄의 상처를 치유하고 민주주의 체질을 개선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돼야 한다는 점에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했다. 이날 공동선언에는 한 원내대표와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신지혜 기본소득당 최고위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원내대표가 직접 서명했다.

공동선언에 따르면, 5당은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한 기초의원 선거 지역구를 2022년 지방선거보다 확대하기로 했다. 여야는 2022년 지선 당시 기초의원 선거에서 3~5인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를 서울·경기 등 11개 지역에 시범 도입했는데, 이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또 5당은 현재 최다 득표자 1명만 뽑는 소선구제인 광역의원 선거에 중대선거구제를 시범 도입하는 한편, 광역의원 비례대표 비율도 현재 10%보다 높이기로 했다. 5당은 3일부터 실무협의체를 가동해 세부 내용을 논의한 후 관련 법안을 "10일 이전에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노력"하기로 했다.

이날 합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추가경정예산 시정 연설을 앞두고 극적으로 이뤄졌다. 이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하기 약 3시간 전인 오전 11시쯤 5당 원내대표는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정치개혁안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대통령 시정 연설 때 '정치 개혁 무응답'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조국혁신당은 계획을 취소했다고 한다. 야당 한 관계자는 "민주당 입장에서도 대통령 국회 방문 때 범여권 정당이 반발하는 모양새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결사 반대'

한병도(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정치개혁 합의문 발표에서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다만 정치관계법 개정이 순조롭게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정치개혁에 합의한 5당 간에도 세부 내용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실무협의체에서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가 대표적이다. 2022년 지선 당시 중대선거구제가 시범 도입된 30개 선거구 109명 당선자 중 소수 정당 후보는 4명으로 전체 당선자의 3.7%에 불과했다. 거대 양당이 하나의 선거구에 여러 후보를 복수 공천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다양성 확보라는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복수 공천 방지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거대 야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광역의회 중대선거구제 또한 전남·광주 등 행정통합 지역에 시범 도입할지, 인구 문제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일부 선거구에 도입할지 등을 논의해야 한다.

국민의힘을 어떻게 설득하느냐도 관건이다. 범보수 소수 정당인 개혁신당은 "얼마든지 논의에 참여하고 법안에 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지역구를 늘려 선거를 장악하려는 취지"(원내 지도부 소속 의원)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전날 여야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야 간사 등이 참여해 선거구 획정 등을 논의하는 '2+2 협의기구'에서도 국민의힘은 현행 제도 유지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이 반대한다고 지선 규칙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신현주 기자 spicy@hankookilbo.com
김지현 인턴 기자 bem23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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