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봉사는 평등사회 만드는 과정…희망의 신앙 노래하고파”
노숙자 위한 사회적 안전망 마련“어려운 때일수록 존재 용기 필요”

평화와 희망이 더욱더 간절해지는 요즘이다. 서로를 해치는 전쟁은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이미 우리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스 속 인물들은 서로 편을 나눠 자신이 옳다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른 이들과 ‘함께’ 살아가며 나눔을 실천하는 이가 있다.
1998년부터 원주에서 무료 급식을 나눈 밥상공동체복지재단 대표 허기복 목사는 2002년부터 연탄을 날랐다. 허 목사가 원주에서 시작한 연탄은행은 춘천 등 전국 31곳 연탄협의회로 확장됐다.

-1998년 원주에서 무료 급식을 시작했다. 목회자로서 어떤 계기로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는가.
“IMF 금융위기로 지역에서도 노숙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원주, 춘천, 강릉을 중심으로 태백까지 실직한 이들이 노숙자가 됐다. 지역사회에서 노숙자를 품어낼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부재했다. 원주역 인근에서 한 노숙자를 만나 만원을 건네고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 뒷모습이 가장 낮고 어려운 곳에 오게 될 예수 같았다. 이 땅에 오는 예수를 위해 나라도 나서야겠다고 결심해 98년에 원주에서 무료 급식을 시작했다.”
-원주 원동에 1호 연탄은행을 냈다. 설립 계기에 대해 듣고 싶다.

-연탄은행을 운영하며 IMF 외환위기와 코로나19 등 많은 일이 있었다. 특별히 기억나는 일화가 있다면.
“노숙자였지만 함께 생활하면서 고물을 줍고 팔아 노숙자 전국자활대상을 수상하고 청와대 초청을 받은 이가 기억난다. 연탄을 기부받은 뒤 노래를 부르면서 ‘목사님은 사랑’을 전한다고 한 어르신도 떠오른다. 팬데믹 시절에는 연탄을 쓰는 어르신이 많았는데, 집합금지 규정 탓에 연탄을 나르기 어려웠다. 비대면으로 연탄을 전국 방방곡곡 날랐고, 2019년 연탄 가격 인상도 막아냈던 것도 뜻깊은 순간이었다.”
-종교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일까.
“종교는 희망의 선봉이 되고 빛이 되어야 한다. 어려운 시대일 수록 한 줄기의 빛이 필요하다. 절망 속에서 일어나는 희망의 신앙을 노래하고 싶다. 희망은 언제나 있고, 오늘도 해가 떠오르는 게 희망의 증표이기 때문이다.”
-시민은 일상 속에서 함께 다른 이와 살아가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
“어렸을 적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가난’과 ‘배고픔’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가난한 이를 시혜나 불우한 대상으로 보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으로 보는 게 중요하다. 신학 공부를 마치고 목사가 되면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고 결심했다. 서울에서 대형교회 목사를 그만두고, 1994년에 원주의 작은교회 목사가 된 것도 지친 사람들이 치유를 느끼는 교회의 목회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봉사는 거창한 일이 아니라 같이 나누면서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얼마든지 이웃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이 주변에도 많다.”
-강원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부활의 의미와 메시지는.
“어려운 순간일수록 우리는 마침표를 찍어서는 안 된다. ‘존재의 용기’가 더 필요하다. 그게 부활의 희망이다. 희망이 빨리 찾아오지 않더라도 희망은 있다는 것을 기억해달라. 시지프스 신화에는 떨어지는 바위를 올리는 인간이 나온다. 우리 역시 인생의 무거운 돌을 지니고 있지만, 살아가면서 그것을 밀고 올라가는 희망을 지닌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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