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스리백인데… 코트디에 0-4 대패 韓- 브라질·잉글랜드 다 이긴 日, 도대체 무슨 차이입니까

3월 평가전, 나란히 ‘3-4-2-1’ 대형
결과는 2연패 vs 2연승…정반대
일본, 수비전환시 빠른 협력으로 ‘밀집 대형’
2선 빠른 윙어 활용한 역습 패턴 8년간 다져
한국은 수비라인 무너져 ‘1대1 수비’ 반복
2선 공격도 플레이메이커 기용…역습 속도 ↓
‘플랜B’도 결정적 차이…남은 시간 숙제
2026 북중미 월드컵 전 마지막 A매치에서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스리백을 가동하고 유럽 원정에 나섰다. 한국은 코트디부아르에 0-4, 오스트리아에 0-1로 졌다. 일본은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를 상대로 각각 1-0 승리했다. 같은 3-4-2-1 전형이지만 그 안을 채운 전술 콘텐츠의 격차가 상반된 결과로 드러났다.
일본은 지난 1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점유율 31%, 슈팅 7대 19의 열세 속에서도 전반 23분 미토마 가오루의 결승골을 지켜 잉글랜드를 1-0으로 이겼다. 잉글랜드가 홈에서 아시아 국가에 진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일본의 스리백은 수비 전환 시 양쪽 윙백이 수비 라인까지 완전히 내려와 수비수 5명, 미드필더 4명이 두 줄로 늘어서는 밀집 대형을 만든다. 페널티 박스 앞 위험 공간만 철저히 틀어막는 구조다.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은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깊이 내려앉은 5-4-1 전형을 상대로 경기했다”며 “공격진에서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패인을 짚었다.
한국은 같은 스리백으로 나섰지만 수비 시에도 라인이 쉽게 무너졌다. 오스트리아전 실점 장면에서는 페널티 박스 안에 김주성, 김민재, 이한범 등 수비수가 있었는데도 컷백 크로스를 허용했다. 윙백이 높이 올라간 상태에서 뒤에 남은 수비수 3명이 상대 공격수들과 1대1로 맞서는 구도가 반복되면서, 한 명만 뚫려도 전체 수비가 무너지는 장면이 잦았다. 뒤에 숫자가 많아 보여도 실제로는 수적 우위를 만들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다. 김민재도 오스트리아전 뒤 “1대1로 안 되면 2대1로 수비해야 하는 팀”이라고 했는데, 현재 한국의 스리백에는 그 2대1을 만드는 장치가 빠져 있다.
일본은 볼을 따내는 순간 3초 안에 측면으로 전개하고, 미토마와 이토 준야 같은 빠른 윙어가 상대 수비 뒤를 찌르는 역습 패턴이 체계화돼 있다. 결승골도 이 구조에서 나왔다. 자기 진영에서 콜 파머의 볼을 빼앗자마자 3명이 동시에 전진했고, 나카무라 게이토와 패스를 주고받은 미토마가 마무리했다.
일본의 2선 공격수 자리에는 미토마, 이토처럼 역습에 최적화된 윙어가 배치된다. 한국은 같은 자리에 이강인, 이재성 등 전방 압박과 패스 능력이 뛰어난 플레이메이커 유형의 선수를 둔다. 경기 조율에는 강점을 보이지만, 강팀 상대로 역습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빠른 전환보다 볼 소유에 치우쳐 속도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잉글랜드전에서 투헬 감독이 주포 해리 케인의 부상으로 꺼내든 4-2-4 포메이션은 중앙 미드필더가 2명뿐이었다. 일본은 중원에 4명을 배치해 수적 우위를 점하며 볼을 빼앗을 기회를 구조적으로 만들어냈다. 투헬은 BBC와 인터뷰에서 “역습 한 번에 벌을 받았다”고 했다.
결과물 다른 한일 스리백
한국은 오스트리아전에서 선제 실점 후에도 뚜렷한 변화 없이 원톱 손흥민이 수비 뒷공간을 노리게 하는 롱패스에 의존했다. 일본은 스코틀랜드전에서 0-0 상황이 이어지자 후반 도중 3-4-2-1에서 공격수를 한 명 더 올린 3-1-4-2 전형으로 전환해 골을 만들어냈다. 상황에 따라 대형을 바꿀 수 있는 플랜B가 준비돼 있는 것이다.
일본은 같은 전술을 8년 간 다듬어왔다. 일본 대표팀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2018년 취임 이후 8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독일, 스페인을 꺾는 돌풍을 일으키며 일본 대표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뒤 재계약 한 감독이 됐다. 이후에도 스리백 기반의 역습 전술을 꾸준히 다듬어 지난해 10월 브라질(3-2 승)에 이어 잉글랜드까지 잡으며 A매치 5연승을 달렸다.
한국은 이 기간 감독이 네 번 바뀌었다. 스리백 전환도 월드컵을 코앞에 둔 시점까지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한국의 스리백에 부족한 건 숫자가 아니라 시간, 그 안에 채워 넣어야 할 디테일이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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