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유료화 만지작…'관람객 저조' 지역박물관 글쎄
광주·나주 국립박물관 관람 하위권
지역박물관 유료화 시기상조 기류
"흥행·완성도 갖춘 전시 강화 시급"

국립중앙박물관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국립박물관 유료화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적용 시기가 이르다는 신중론이 커지고 있다. 무료 개방에도 관람객이 크게 늘지 않는 상황에서 유료화보다 전시 경쟁력 확보가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기획예산처는 '2027년 예산안 편성지침'을 통해 공공서비스 제공에 대한 수익자 부담 원칙을 강화하기로 했다. 출국납부금과 함께 박물관·고궁·왕릉 입장료, 국립시설 이용료 등이 대상에 포함됐다.
기획처는 다만 유료화 여부와 구체적인 수준, 시기 등은 관계기관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논의의 배경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의 흥행이 자리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관람객 650만명을 돌파했고,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도 88.9점을 기록했다.
세계 주요 박물관과 비교해도 방문객 규모는 상위권이다. 미술 전문 매체 조사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은 650만7483명으로 루브르박물관(904만6000명), 바티칸박물관(693만3822명)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국내 박물관이 세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그러나 광주·전남 지역 국립박물관의 상황은 다르다.
지난해 국립광주박물관 관람객은 40만8000여명, 국립나주박물관은 34만4000여명으로 전국 16개 국립박물관 가운데 각각 13위와 14위에 머물렀다. 두 박물관 모두 무료 개방에도 관람객 증가 폭은 제한적이었다.
평일 전시관은 관람객이 드문 한산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민 최모씨는 "공원과 함께 있어 찾긴 하지만 규모와 재미 면에서 국립중앙박물관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전시 콘텐츠의 질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료화 논의 이전에 전시 경쟁력 확보가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지역의 한 학예연구사는 "유료화 여부를 논의하기 전에 관람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전시가 마련돼 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광주박물관 측은 "아직 중앙의 구체적인 지침이 전달된 바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문화계 역시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흥행 기반이 갖춰져 유료화 논의가 가능하지만, 지역 박물관에 동일하게 적용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지역 문화기획자와 미술계 인사들은 "지역에서는 대형 전시도 기대만큼 관람객이 확보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관람객을 유인할 수 있는 전시 기획과 콘텐츠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