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한상준]7장의 투표용지에 담긴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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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소에 들어서면 유권자들은 총 7장의 투표용지를 받게 된다.
대선, 총선 등 다른 전국 단위 선거와 비교해 보면 지방선거의 투표용지가 가장 많다.
두 번째 투표용지는 서울 종로구, 부산 해운대구, 경기 용인시 등 시장과 구청장을 뽑는 표다.
서울의 경우 지역과 비례 서울시의원을 각각 뽑는 투표용지가 2장, 지역과 비례 구의원을 뽑는 투표용지 역시 2장 등 총 4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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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과 직결된 선택
첫 번째 투표용지는 광역자치단체장을 뽑는 표다.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등 전국 16개 시도지사를 뽑는 투표다. 우리가 매일같이 이용하는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총괄하는 사람이 광역자치단체장이다. 주택 정책 역시 시도지사의 몫이다. 재개발, 재건축과 관련된 기본 계획 수립과 정비사업 지정권은 광역자치단체장이 가지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업 유치 및 허가 역시 시도지사의 권한이다. 나의 출퇴근 시간과 일자리, 그리고 주거지를 결정짓는 투표용지인 셈이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리스크는 최근 쓰레기 봉투 사재기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물론이고 대통령까지 나서 “구매 제한을 하지 말라”며 불안 진정에 나선 쓰레기 봉투 문제는 사실 기초자치단체장의 몫이다. 만에 하나 부족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일반 봉투에 쓰레기를 담아 버려도 된다”고 결정하는 사람은 시장과 구청장이다.
두 번째 투표용지는 서울 종로구, 부산 해운대구, 경기 용인시 등 시장과 구청장을 뽑는 표다. 우리 아이의 등굣길에 공유 킥보드와 자전거들이 무방비로 방치돼 있어 불편하다면? 이를 단속하는 권한도 시장과 구청장에게 있다. 최근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특별사법경찰관을 지휘하는 사람도 다름 아닌 자치단체장이다.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처럼, 지방 정부 역시 지방 의회의 감독을 받는다. 지역 정부 행정의 근거가 되는 조례를 만들고, 행정에 소요되는 예산을 편성하고 감독하는 권한은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에게 있다. 서울의 경우 지역과 비례 서울시의원을 각각 뽑는 투표용지가 2장, 지역과 비례 구의원을 뽑는 투표용지 역시 2장 등 총 4장이다. 올해 50조 원이 넘는 서울시 예산을 뜯어고칠 수 있는 권한은 서울시의원 112명에게 있다. 구의원, 군의원 등 기초의원의 권한 역시 가볍지 않다. 서울 강남구, 부산 해운대구 등 연간 예산이 1조 원이 넘는 곳의 살림살이를 편성 감독하는 것은 기초의원들이다. 우리 동네에 어린이집을 더 지을지, 취업 청년을 위한 자격증 비용을 지원할 것인지 등이 기초의원들의 손에서 결정된다.
마지막 한 장의 투표용지는 교육감을 뽑는 표다. 교육감은 지역의 교육 환경과 미래 세대를 설계하는 권력을 갖는다.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자 중 교육감 후보만 정당 소속이 아닌 이유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한다’는 헌법 조항 때문이다. 특정 정당의 소속이 아닌 유일한 선출직인 교육감은 자율형사립고를 지정하거나 취소할 수 있고, 방과후학교 등의 교육 복지망을 설계하는 권한을 갖는다. 교육감이 집행하는 예산 역시 만만치 않다. 올해 경기도교육청의 예산은 23조 원에 달한다. 마지막 한 장의 투표용지까지도 신중하게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 이유다.
선택까지 앞으로 60일
이처럼 7장의 투표용지는 행정, 의회, 교육이라는 영역에서 나와 우리 가족의 일상을 결정하는 선택지다. 누가 우리 동네를 더 잘 이해하는지, 아이들의 교육 환경을 더 낫게 만들 사람은 누구인지 충분히 고민하고 투표장에 들어서야 하는 이유다. 아직 고민의 시간은 60일이나 남아 있다.
한상준 사회부장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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