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월평마을 태양광 ‘공수표’ 전기 멈추고 주민 기대 꺼졌다
한전 ‘발목’에 사실상 방치…가구당 연 142만원 수익 ‘물거품’

공모부터 사업 추진까지 도맡은 녹색에너지연구원이 보여주기식 성과 내기에만 집착, 태양광 전력도 못 밝히고 주민 기대감은 꺼트리는 미흡한 행정을 펼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2일 전남도에 따르면 녹색에너지연구원 주도로 지난해 5월 준공한 영광군 염산면 월평마을의 영농형 태양광 발전단지는 1년 넘도록 가동이 멈춘 것도 모자라 3년 뒤인 2028년까지 시설 가동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월평마을 발전단지는 마을 내 염해간척지 5만여㎡를 활용한 단지로, 3MW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갖췄다. 준공 당시만 해도 전국 최대 규모인데다, 마을 주민들이 ‘월평햇빛발전협동조합’(2022년)을 설립, 주식 52%를 확보해 직접 사업주체로 참여하면서 농촌 공동체를 살릴 새로운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월 11만8000원, 연간 142만원의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햇빛연금’ 은 커녕, 땅 주인들에게 줄 임대료조차 지급하지 못하면서 실망감이 크다. 농민들 사이에서는 태양광 발전 설비로 수확량까지 줄었는데, 전기 생산에 따른 연금도 못 받는다는 허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조합 임원인 정병석(71) 씨는 “전남도 공모사업이라 더 믿었는데 결과적으로 기대만 키워놓고 수익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전기는 생산해도 팔지 못하고 수확량까지 줄어든 상태”라고 토로했다.
강종오 월평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은 “2028년까지 기다리라는 건 사실상 설비를 고물로 만들라는 소리”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시공사인 승화기술 측 역시 “2025년 하반기 접속이 가능하다는 한전의 공문을 믿고 전액을 부담해 시공했는데 손해가 막심하다”며 지난해 11월 한전을 상대로 행정심판을 제기한 상태다.
특히 전남도 주관으로 녹색에너지연구원이 사업 진행을 도맡았다는 점에서 연구원의 미흡한 행정에 대한 실망감이 적지 않다.
정씨는 “사전에 계통 문제 등에 대한 충분한 협의가 이뤄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애초 월평마을 발전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은 한전이 새로 짓는 변전소(서영광변전소)를 통해 연결키로 계획이 세워졌었다. 인근 변전소(영광변전소)를 통한 연결은 일대 태양광 발전사업지가 늘면서 포화된 데 따른 조치였다.
한전은 사업비 1661억원을 들여 ‘서영광변전소’와 송전로를 짓기로 했었다. 하지만 발전설비 조성에도 변전소 설립은 계속 미뤄졌다. 당초 2025년 하반기에서 2026년 10월로 늦어지더니 2028년 12월로 또 연기됐다. 변전소 예상 부지가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으로 밝혀지며 사업계획 변경이 필요해졌고 변전소와 송전선로를 통과하는 지역 주민들 반발도 연기 배경에 포함됐다.
미흡한 일처리도 문제로 꼽힌다. 해당 사업은 ‘공공사업’으로 주거지 500m 이내 태양광설비 시설 제한 등 입지 규제가 완화돼 마을과 가까운 곳에 조성됐다. 정작 전력계통 확보 등 핵심 기반에 대한 협력과 소통, 주민들 반발을 줄이는 수용성 대책은 크게 부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월평마을 뿐 아니다. 전남도에 따르면 영농형 태양광 발전설비는 전남에만 30곳이 설치됐다. 절반 이상이 녹색에너지연구원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설 대부분은 10~300㎾ 규모의 소규모 실증 사업에 그치고 있는 실정으로, 대부분 전력계통을 일시적으로 연결해 시험 운영 후 해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 모델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데도,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상업형 모델을 갖추면서 계통 연계를 위한 한전과의 협력, 주민 수용성 확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점에서 치밀한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도는 오랜 기간 시설 사용이 불가능한 것을 파악, ‘햇빛소득마을 등 정부 공모사업을 통한 전력계통 우선접속권 확보’를 추진했다가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로서는 한전의 변전소 완공만을 기다리는 것 외에 대책이 없어 영락없이 3년 간 방치해야 할 형편이다.
전남도는 이날 강위원 경제부지사 등이 현장을 찾아 서영광변전소 및 송전선로 건설사업에 대해 설명회를 열고 대책 마련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위원 전남도 경제부지사는 “발전소와 변전소가 동시에 구축됐어야 했는데 행정적인 미흡함이 있었다” 면서 “과도기적 상황인 만큼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영광=윤주은 기자 yun@kwangju.co.kr
/영광 글·사진=박준원 기자 jwpak2@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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