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는 완벽한가…MLB ‘자동투구판정 시스템’ 논란
일부선 “존 위치보다 일관성 중요”

지난 3월29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보스턴전. 신시내티가 5-3으로 앞서던 6회말 2사 만루 타석에 선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신시내티)가 볼카운트 1B-2S로 몰렸다. 투수 라이언 왓슨(보스턴)이 던진 공에 주심이 삼진을 선언하자 수아레스는 헬멧을 두 번 두드려 챌린지를 요청했다.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0.3인치(0.76㎝) 벗어나는 애니메이션이 전광판에 나타났고 판정은 볼로 번복됐다.
볼카운트 2B-2S, 왓슨의 투구에 주심은 또 삼진을 선언했다. 수아레스는 헬멧을 두 번 두드렸다. 이번에는 스트라이크존을 조금 더, 1.1인치(2.79㎝)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두 번이나 삼진 위기를 넘고 풀카운트를 만든 수아레스는 땅볼로 마쳤지만 이날 ‘ABS MVP’라는 별명을 얻었다.
2026시즌 MLB에서는 처음 도입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큰 재미 요소로 금방 자리 잡았다. KBO리그처럼 모든 투구를 ABS 판정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신청할 때만 ABS로 확인하는 형태다. 챌린지가 제기되면 대형 전광판에 판정이 애니메이션 형태로 소개되고 그 결과에 따라 환호와 야유가 엇갈린다.
그러나 ABS가 완전무결하지 않다는 주장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MLB의 ABS 스트라이크존 최하단은 선수 신장의 27% 지점, 상단은 53.5% 지점이다. 사람 심판이 눈으로 계산하기는 불가능하다. ABS 존이 이 수치에 정확하게 들어맞는지도 확인은 되지 않았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ABS 존을 비껴간 공이 있다면 볼로 판정하는 것이 과연 정확하고 공정하냐는 지적을 반박하기 어렵다.
포수 J T 리얼무토(필리스)는 ‘디애슬레틱’에 “만약 ABS 존에서 3인치(7.62㎝) 정도 벗어났다면 볼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0.1인치(0.25㎝) 오차라면, 완벽하지 않다는 그 기계를 믿어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앞서 리얼무토는 시범경기에서 자신이 포구한 공이 ABS 존에서 0.1인치 차이로 볼로 판정이 번복된 경험이 있다.
한 MLB 전직 심판은 디애슬레틱에 “ABS가 오히려 구식인 것 같다. 심판들은 각자 나름의 스트라이크존을 갖고 있고 그 위치는 1인치 정도 오차가 있을 수 있다. (존의 위치보다도) 심판의 일관된 판정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닌가”라며 “내가 알기로는 ABS가 완벽하다고 입증된 적은 없다”고 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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