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상용 검사 '녹취록 짜깁기' 기자 고소에 KBS "발언 취지 제대로 보도" 반박
MBC '어떻게 방조범으로'…"진실 드러나, KBS 거절 발언 빼"
KBS "검사 발언 피의자에 압박, 짜깁기-허위보도? 사실무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맡은 박상용 검사가 자신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간 녹취록을 첫 보도한 KBS 기자를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혀 논란이다. 같은 녹취록에 '이화영 종범 의율' 제안을 받아 자신이 거절하는 취지의 발언이 담겼는데도 이를 누락한채 자신이 제안한 것처럼 짜깁기 보도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사실은 MBC가 같은 녹취록에 미공개 부분을 보도하면서 드러났다고 박 검사는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KBS는 보도시사본부 명의로 미디어오늘에 보낸 입장문에서 당시 발언을 입수해 면멸히 분석한 결과 박 검사의 발언 취지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보도했다라며 짜깁기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재반박했다.
박 검사는 MBC의 보도 내용을 소개했다. MBC는 지난 1일자 '뉴스데스크' <단독 측근 언급 “그거랑 맞춰야”…결국 이재명 죽이기?>에서 박상용 검사가 이화영 부지사를 수사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들을 언급하는 음성파일을 MBC가 확보했다면서 여기엔 '김용·정진상도 공범화 되어 있어서 그거랑 맞춰야 되는데'라는 대목이 등장하는데, “검찰이 야당 대표를 겨냥한 짜맞추기 수사를 스스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라고 소개했다. 이 녹취록은 KBS가 첫 보도한 지난 2023년 6월19일 박 검사와 서민석 변호사의 전화통화 중 미공개 부분이다.
MBC가 공개한 이 녹취록에는 박 검사가 서 변호사에게 “지금 저기 정진상·김용 이런 사람들도 다 공범화돼 있지, 어디에 종범화돼 있는 게 있습니까? 저희가 그거랑 맞춰야 되는데 할 수가 없잖아요”라고 말하고, 이어 “이화영 씨를 방조범으로 할 수는 없죠. 그걸 어떻게 방조범으로 할 수 있겠어요”라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를 두고 박 검사는 2일 페이스북에 “KBS는 제가 이화영 종범 의율을 명백히 '거절한 녹취' 중, 의도적으로 '거절 부분만 삭제'하고 마치 제가 이화영 종범 의율을 제안한 것처럼 짜깁기 보도를 해 허위사실을 공표하였다”라며 “이에 저는 KBS 기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다. 오늘 제 고소로 앞으로 이런 악습이 근절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박 검사는 1일 저녁에도 MBC 보도를 들어 “오늘자 MBC 보도로, KBS의 '짜깁기 녹취 최초 보도'가 '허위'임이 밝혀졌다”라며 “지금까지 KBS 최초 보도는, 2023. 6. 19.자 녹취 중 '주범, 종범' 부분을 발췌해 놓고는, 그것이 검사가 '이재명을 주범으로 자백하면 이화영을 종범으로 해주겠다'는 식으로 먼저 제안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불법 플리바게닝', '형량거래', '자백 회유'라는 보도를 하였다”라고 썼다. 박 검사는 “저는 '서민석 변호사가 먼저 이화영 종범 의율을 주장했고, 그것이 안된다고 하면서 거절하는 과정'이라고 수도 없이 설명는데도 KBS는 제 입장을 하나의 반대 입장으로 소개할 뿐, 계속하여 기존의 '형량거래', '자백회유'의 프레임을 재생산해냈다. 그런데, 오늘 MBC의 보도를 보니, 제가 명백하게 '이화영 종범 의율'을 거절하는 내용이 바로 2023. 6. 19.자의 같은 통화에 나온다. 그러니까, KBS는 제가 이화영 종범 의율 제안을 '거절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검사는 “그러나 모종의 이유로 제가 거절하는 부분을 삭제하고, 제가 말하는 '이화영 종범' 부분만 부각시킨 다음, 마치 그걸 제가 '형량거래'처럼 제안한 것처럼 말 그대로 '짜깁기'를 하여 보도했다. 한마디로 이것은 '허위 조작보도””라며 “이런 허위 조작보도를 공영방송에서 하고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박 검사는 이에 반해 MBC에 대해서는 “'한건 해보려고' 이 보도를 하였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제가 '종범의율을 거절하였다'는 사실 및 '허위 조작보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진실보도를 하였다. 감사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KBS는 박 검사의 주장과 달리 당시 녹취록에서 박 검사의 발언취지를 잘 드러낸 부분을 보도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KBS가 2일 저녁 미디어오늘에 보낸 KBS 보도시사본부의 답변내용을 보면 박 검사가 당시 거절의사를 언급했다고 지목한 MBC 보도 녹취내용도 KBS가 확보한 녹취록에 포함돼 있는지를 묻는 질의에 “맞는다”라고 답했다.

이 대목을 보도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 KBS 보도시사본부는 “KBS는 박상용 검사와 이화영 전 부지사 측 서민석 변호사 사이의 복수의 통화, 약 10분 분량의 녹취 파일을 입수하여 면밀하게 검토했다”라며 “녹취 파일 외에도 다각도로 당시 상황을 취재했고, 이를 토대로 박 검사의 발언 취지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을 선택하여 보도했다”라고 밝혔다. KBS 보도시사본부는 “취재진은 전체적인 맥락을 보았을 때 박 검사가 이 전 부지사의 당시 진술로는 이재명 대통령을 주범으로 보기 어려운 현실을 토로하며, 추가 진술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상황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욱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반박했다.
KBS 보도시사본부는 “이와 별개로 설령 서 변호사가 먼저 일종의 '형량 거래'를 제안하였다 하더라도 박 검사의 발언은 통상적인 변호사와 검사의 대화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상세하게 검찰 입장에서 필요한 진술을 언급하고 있다”라며 “이는 구속된 피의자에겐 진술을 압박하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 취재진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허위조작 보도라는 비판에 KBS 보도시사본부는 '서 변호사가 먼저 일종의 형량 거래를 제안하고 자신은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해당 발언을 했다'는 박상용 검사 해명을 들어 “지난달 28일~30일까지 세 차례 리포트에서 모두 박 검사의 이러한 해명을 충실히 반영하였다”라며 “KBS가 박 검사 발언 취지를 일부러 왜곡하거나 특정 대화를 숨기며 보도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KBS 기자에 고소장을 제출한 것을 두고 보도시사본부는 “법률에 따라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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