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민심 흔드는 정부 정책…선거 화두 급부상
“한국공항公 경영 악화 부담 땐
인천공항 동반 부실화 불 보듯”
정치권, 통합설 놓고 진실 공방
공공기관 2차 이전 하반기 전망IPA 등 제외…대거 이탈 위기

정부발 공공기관 정책이 단숨에 6·3 지방선거 화두로 급부상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통합설'과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모두 인천에 달갑지 않은 현안이다. "구체적으로 논의된 게 없다"는 정부·여당과 "인천 홀대"라는 야당 갈등 속에 "선거용 논란을 피하려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범시민운동본부가 가세했다. 당장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국면에서 공공기관 정책이 지역 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공항 '동반 부실화' 우려
'인천국제공항 통합 반대와 공공기관 이전 저지 인천 사수 범시민운동본부'는 2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 목적이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비 조달이라는 비판 속에서 만성 적자 공항을 무리하게 건설해온 한국공항공사 경영 부실까지 떠안으면 중추 공항인 인천공항 동반 부실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을 묶는 통합설은 지난달 중순 불거졌다. 재정경제부는 "공항 관리 공공기관 개편안은 민간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내용이 검토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불씨를 남겼다.
지역 정치권은 여야로 나뉘어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인천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는 박찬대 국회의원은 지난달 24일 인천공항을 찾아 "통합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부분은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통합론 근거나 내용이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시민원로회의에서 "지역 대표 정치인이면 인천 미래를 위해 역량을 다해야 한다. 근거 없는 의혹이라고 하는 건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라고 직격했다.
통합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통합 추진 여부를 묻는 국민의힘 배준영(중구강화군옹진군) 의원 질의에 "공공기관 통합 문제는 재정경제부가 주관해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지역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 공항 관리 기관 통합 논의는 투명하고 신중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국토부에 공개 질의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인천 공공기관 대다수 이탈 위기
공항 기관을 둘러싼 논란이 '통합설' 수준이라면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예고된 수순이나 다름없다. 특히 이전을 구체화하는 시기가 하반기로 알려지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갈등은 증폭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2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공공기관 2차 이전 시기를 놓고 "결정은 올 하반기"라고 답하며 선거 이후로 미룬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보다 많은 기관이 지방 이전에 참여할 기반을 만들기로 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 지정 공공기관 344개 가운데 고작 8개만 있는 인천은 방어에 급급한 처지가 됐다. 인천일보가 비수도권 지자체 자료를 분석해 보니 8개 시도가 한국환경공단·항공안전기술원·극지연구소·건설기술교육원·한국폴리텍 등 5개 기관을 유치 대상 기관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공사마저 통합설에 휘말린 상황에서 인천항만공사·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를 제외한 모든 기관이 이탈할 위기에 놓인 셈이다. 범시민운동본부 관계자는 "하필이면 선거를 앞두고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지 의문"이라며 "인천 성장 동력이나 마찬가지인 기관들이 흔들리면 지역 발전 가능성도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순민·변성원·박예진 기자 smlee@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