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공화국 대한민국을 지탱한 힘 外
# 공화국 대한민국을 지탱한 힘
왜냐고 묻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김경집 지음 /북인어박스 /2만1000원

많은 책과 강연 방송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호흡하는 일에 집중해 온 인문학자 김경집이 ‘공화국’ 대한민국에 묻는다. 공화정은 단순 정치 체제가 아니다. 권력의 정당성을 시민 판단 아래 두고, 공적 문제를 함께 숙고하려는 오래된 약속이다. 고대 공화정에서 근대 시민혁명에 이르기까지, 공화국은 언제나 질문하는 시민에 의해 유지됐다. 그 바탕에서 권력은 위임되었고, 끊임없는 의심과 검증 속에서 정당성을 확보했다. 저자는 공화정이 어떻게 작동해 왔는지 설명하고, 사건과 사상을 교차시키며 재해석한다.
# 관계에 지친 사람을 위한 위로
너를 기다릴 시간에 나를 사랑하기로 했다- 질리언 투레키 지음 /조경실 옮김 /부키 /1만9500원

“나는 왜 매번 거짓말쟁이들만 만날까” “좋다는 사람은 밀어내고 싫다는 사람은 쫓아다니고” “잘못된 배려가 문제를 키운다” 우리는 왜 늘 비슷한 사람을 만나 비슷한 상처를 되풀이할까? 늘 내가 맞춰야만 유지되는 관계, 함께 있어도 외롭고 공허한 관계, 혼자만 애쓰는 관계에 지친 이들을 위한 책. 질리언 투레키는 인기 팟캐스트 ‘질리언 온 러브’와 뉴스레터 강의 등 다양한 채널에서 ‘나를 잃지 않으며 건강하게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을 전해 많은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관계를 바꿀 힘도, 건강하고 사랑이 넘치는 관계를 만들어 갈 힘도 결국 자신에게 있다.
# 조선 호랑이 사냥꾼 모험담
귀신 잡는 사냥꾼- 류은 지음 /바람의아이들 /1만4800원

병자호란 후 조선을 배경으로 호랑이 사냥꾼을 꿈꾸는 소년이 집을 떠나 벌이는 모험담 역사동화. 양반 도령인 열세 살 이연은 호랑이를 잡겠다고 나선다. 이연이 서당에 다녀오는 동안 어머니가 호랑이에게 물려갔기 때문이다. 병자호란 때 죽거나 다치고 포로로 잡혀간 이름 없는 백성이 많았다. 이연은 호랑이가 아니라 무책임한 지배계급 탓에 고통받는 백성의 참상을 목격하고 분노한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것은 ‘가혹한 정치’였다. 역사적 사실과 귀신담을 재미있게 풀어내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 한 시대 생활사 복원 회고록
황매산 촌놈의 추억 이야기- 윤병우 지음 /호밀밭 /1만8000원

1960년대 황매산 자락 작은 산골 마을에서 시작된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 산골 자연 속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윤병우 저자는 경성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정년퇴직했다. 이 책은 저자의 유년과 청년 시절을 중심으로 산길과 논두렁, 장날 풍경, 가족 생계와 학교생활, 그리고 도시로 이동하는 과정까지 한 시대 생활사와 지역 공동체의 삶을 복원한 회고록이다. 산업화와 도시화 속 사라져가는 농촌 풍경은 지금 세대에게는 옛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동시대를 살아온 많은 이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 그림으로 담은 화교 1세대 삶
바람- 백미진 글, 그림 /개똥이 /1만8000원

중국 산둥성 푸산현에서 태어나 대한민국 인천에 자리 잡은 화교 1세대의 삶을 담담하게 전하는 그림책. 낯선 땅으로 건너와 새로운 삶을 일구어야 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다음 세대의 시선으로 조용히 되짚는다. 바다 건너 고향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의 깊은 그리움을 손녀의 눈으로 따라가 본다. 백미진 작가의 첫 그림책으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부드럽고 은은한 그림이 눈길을 머물게 한다.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그리움이 천천히 번져 나온다. 한 가족의 기억이자 시대를 건너온 기록, 낯선 도시에서 삶을 일구며 살아온 세월이 스며 있다. 역사와 개인의 삶이 교차하며 ‘고향’의 의미를 묻는다.
#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
향긋한- 김일연 시조집 /동학사 /1만5000원

1980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한 시조시인 김일연의 아홉 번째 시조집. 한국시조작품상 유심작품상 등을 받았고, 현재 국제 시조협회 이사이다. ‘시조 유튜브’를 운영하는 시조 운동 문화활동가이기도 하다. 동화집 시평집 영역시조집도 발간했다. 그의 작품은 섬세한 감각과 예리한 감성으로 한국 현대시조의 새로운 개성을 보여준다. 그는 우리에게 친숙한 삶의 장면 속에서 보편적인 정서를 찾아 재현하지만, 언제나 새로운 방식으로 낯선 이미지를 찾아낸다. 이 시조집에서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들을 복원해 낸다.
# 이토록 특별한 ‘삶’에 관하여
검은 밤, 영도- 정미형 지음 /알렙 /1만6000원

삶은 누구에게나 절실하고 소중하며 고유하고 한 번뿐이다. 이토록 특별한 그들 각자의 모든 개별 삶을, 현재 부산소설가협회 회장인 중견 작가 정미형은 세 번째 단편소설집 ‘검은 밤, 영도’에서 고요한 느낌이 돌 만큼 차분하게 그린다. 문장의 호흡이 담담한데, 이야기는 읽는 이의 가슴에 와서 박히고 꽂히는 느낌을 남긴다. 제사와 제기를 소재로 한 ‘남원 어딘가에’서는 누구도 함부로 규정할 수 없는 한 여성의 진득한 삶이 만져진다. ‘산책하는 순간들’ ‘월내역을 지나서’ ‘겨울, 언양’ ‘검은 밤, 영도’ 등 단편 7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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