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캐리어 시신 사건’ 딸·사위 구속, 존속살해·시신유기 혐의 적용
법원 “도주 우려·범행 중대성” 영장 발부, 신상공개 검토

장모가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로 살해한 사위와 시신을 함께 유기한 딸이 구속됐다.
대구지법 손봉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오전 조모(27)씨와 최모(26·여)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 우려가 있다"라며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조씨는 장기간 폭행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한 범행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라며 "최씨는 남편의 지속적·장시간 폭행을 방임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고, 범행 이후에도 남편과 일상생활을 유지하다 체포된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밝혔다.
조씨와 최씨는 존속살해와 시체유기 혐의, 시체유기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조씨는 지난달 18일 중구 거주지에서 장모인 50대 여성을 손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하고, 같은 날 피해자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시신 유기 당시 범행에 동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법원과 수사당국은 공범 간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이동 동선을 철저히 분리한 채 두 사람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각각 실시했다.
이날 오전 9시 35분께 사위 조씨는 남색 모자에 마스크, 어두운 자켓을 입은 채 법원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씨는 '장모를 왜 폭행했나', '폭행으로 인한 사망을 예측 못했나'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 안으로 들어섰다.

최씨 역시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어머니에게 미안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30분께 '북구 칠성동 잠수교 아래 신천에 캐리어가 떠다닌다'는 주민의 신고를 접수했다.
이후 캐리어 내부에서 피해자의 시신이 들어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피해자 행적 조사와 인근 CC(폐쇄회로)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딸과 사위가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하고, 10시간 30분 만에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조씨는 "(피해자가) 설거지할 때 시끄럽고, 평소 물건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라고 진술했다. 평소 금전이나 재산 문제로 인한 다툼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진행된 예비 부검 결과 피해자의 사인은 '외력에 의한 다발성 손상사'로 추정됐다.
피해자의 갈비뼈와 골반 등 다수 부위에서 다발성 골절 흔적이 발견됐다.
구속된 피의자들은 대구 북부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된 상태로 수사를 받게 된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