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들] 교육활동 보호, 학부모와 함께 만들어야 할 과제

최근 2월과 3월, 사립학교와 공립학교, 유치원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육활동 보호 연수를 진행하였습니다. 연수를 시작하며 학부모님들께 "교권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라고 질문드렸습니다. 교권이라는 용어는 법률상 개념은 아니지만 교사가 정당하게 교육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 실무적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즉, 교권은 교사의 특권이 아니라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입니다.
이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은 여러 법령에서 요구되는 중요한 축이 되었습니다. 학교폭력 예방교육은 학기별 1회 이상 학부모 대상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규정되어 있고 교육활동 침해 예방교육 또한 연 1회 이상 권장되고 있습니다. 교육청과 학교는 가정통신문과 온·오프라인 연수 등을 통해 학부모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2023년을 '교권 회복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였습니다. 핵심은 교원의 생활지도권을 법적으로 명확히 인정한 것입니다. 과거에는 교사가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아동학대 신고를 당하면 "어떤 권한으로 지도했는가"라는 질문을 받아야 했고, 교사는 교장·원장의 위임을 받았다는 식으로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관련 법령과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를 통해 정당한 생활지도는 법적으로 보호되는 행위로 인정되고 있으며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가 아니라는 취지도 명확히 반영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학부모 역시 교육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일정한 책임을 함께 부담하는 구조로 변화하였습니다.
많은 학부모님들께서는 교육활동 침해를 폭행이나 심각한 갈등 상황으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는 일상적인 의사소통 과정에서 나타납니다. 입시가 촘촘해질수록 학교 규칙은 세분화되고 학부모와 학생도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찾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정보요구와 정당한 민원이 늘어난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아이의 안전과 관련된 질문을 여러 번 하는 것 자체를 누가 탓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개정된 교원지위법은 '목적이 정당하지 않은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행위'를 교육활동 침해 유형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폭행이나 명예훼손뿐 아니라 반복적이고 집요한 민원 역시 교육활동 침해가 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조치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근거도 마련되었습니다.
연수를 진행하면서 학부모님들이 가장 놀라워하는 대목도 이 지점입니다. "민원? 내가?"라고 되묻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렇게까지 물어봐도 되나" 망설입니다. 실제로 아이가 다쳤는데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CCTV 열람을 요구해야 하나, 담임에게 전화를 해야 하나, 키즈노트에 남겨야 하나 고민하는 부모의 마음은 절절합니다. 교육활동 보호는 민원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방식으로 소통하자는 취지입니다. 예를 들어 키즈노트나 가정통신문을 통해 상황을 정리하여 남기고 필요 시 전화로 추가 설명을 하는 방식은 교사 개인에게 부담을 집중시키지 않으면서도 공식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요청사항을 서면으로 정리하고 보충 설명을 통해 소통하며 답변을 기록으로 남기는 과정은 교육활동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교육활동 보호는 교사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 학생을 위한 제도입니다. 교사가 안정적으로 교육활동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학생의 학습권이 보장되며 교사의 권위가 무너지면 교육 현장의 질서와 교육의 질 역시 흔들리게 됩니다. 따라서 교권은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지키기 위한 핵심 요소입니다. 교육은 교사만의 책임이 아니라 학부모와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의 과제입니다. 대한민국 교육과 학생의 학습권 보장은 교권 존중에서 시작됩니다. 이제는 "교권이 필요한가"를 묻기보다 "어떻게 함께 지켜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문나연 경기교총 교권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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