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달러로 어떻게 한 달 사나”···유엔 ‘차등 지원’에 더 막막해진 로힝야 난민들
기존 ‘월 12달러’ 유지 난민은 3분의 1뿐
방글라데시에선 노동 금지···생계 직결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이 로힝야 난민 대상 지원을 차등화하기로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WFP는 1일(현지시간) 로힝야 난민에게 가구별 필요 수준에 따라 지원액을 달리하는 차등 지원 체계를 도입했다.
개정된 지원 제도에서 120만 로힝야 난민들은 ‘식량 불안정’ ‘매우 불안정’ ‘극심한 불안정’ 등 세 단계로 분류돼 각각 1인당 월 7달러, 10달러, 12달러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 기존 월 12달러의 지원금을 계속 받을 수 있는 난민은 전체의 약 3분의 1에 불과하다.
지원금 삭감은 이들의 생계와 직결된다. 로힝야족은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난민촌에 모여 사는데, 방글라데시 정부는 이들의 노동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난민촌 주민 모하메드 라힘은 “월 7달러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미 아내와 세 아이를 먹여 살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난민 지원 체계 변화는 해외 원조 삭감 흐름과 관련이 있다. 로힝야 난민 지원프로그램은 지난해 계획된 예산의 약 절반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올해 확보한 예산은 19% 수준에 그친다.
2023년 WFP는 해외 원조 감소를 이유로 로힝야 난민에 대한 지원금을 월 12달러에서 월 8달러로 낮춘 바 있다. 당시 난민의 약 90%가 식량난에 시달리고 아동의 약 15%가 급성 영양실조를 겪자 WFP은 2024년 지원금을 월 12달러로 복원했다.
인도주의적 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모하마드 미자누르 라만 방글라데시 난민 구호·송환위원회 위원장은 “이미 절망이 깊어진 상황에서 로힝야 난민들이 식량과 일자리를 찾아 탈출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부분 낡은 어선을 타고 말레이시아로 탈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매년 수백명이 숨진다. 지난해에는 지원 감소 여파로 난민촌 내 학교가 폐쇄되면서 난민 아동들이 납치, 조혼 등 위험에 노출되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쿤 리 WFP 방글라데시 대변인은 “차등 지원은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 (자원이) 공평하게 배분되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수십명의 로힝야 난민들은 “음식은 선택이 아닌 권리”라며 지원 체계 복원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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