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의미가 추가된 '두바이' [달곰한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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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과 외계어가 날뛰는 세상.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를 마시멜로로 감싸고 그 겉면에 코코아 가루를 묻힌 음식'인 '두바이쫀득쿠키'라는 간식 이름에서도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이름만 놓고 보면 두바이쫀득쿠키는 꼭 '두바이(Dubai)'에서 유래한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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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욕설과 외계어가 날뛰는 세상. 두런두런 이야기하듯 곱고 바른 우리말을 알리려 합니다. 우리말 이야기에서 따뜻한 위로를 받는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어렸을 때 즐겨 먹던 간식을 다시 접할 때면, '유행은 돌고 돈다'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곤 한다. 몇 해 전 '달고나'가 크게 유행했을 때도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달고나'라는 간식 이름은 그 맛이 어떠한지를 잘 드러내고 있다는 점 때문에 꽤 잘 지어진 간식 이름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싸구려'의 '-구려', '받들어 총'의 '-어'와 같은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문장을 끝맺는 역할을 담당하는 종결어미는 한국어의 단어 형성에 참여하는 경우가 드물다. 만약 '달고나'의 '-고나'를 '꽃이 피었구나'의 종결어미 '-구나'와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이는 단어 형성의 관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로 간주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달고나'는 단어의 형성을 연구하는 나에게 참 흥미로운 간식 이름 중 하나이다.
몇 해 전에는 '흑당 버블티'와 '탕후루'가 유행했었다. '흑당'의 '당'과 '탕후루'의 '탕'은 모두 '설탕, 엿'을 뜻하는 한자어 '糖'이다. 즉 한자어 '糖'은 '당분(糖分)', '과당(果糖)'에서처럼 '당'으로 읽힐 수도 있고, '사탕(沙糖)', '탕수육(糖水肉)'처럼 '탕'으로 읽힐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식 이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달고나', '흑당 버블티', '탕후루'와 같은 간식 이름을 들여다보면 이처럼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도 있다.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를 마시멜로로 감싸고 그 겉면에 코코아 가루를 묻힌 음식'인 '두바이쫀득쿠키'라는 간식 이름에서도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이름만 놓고 보면 두바이쫀득쿠키는 꼭 '두바이(Dubai)'에서 유래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두바이쫀득쿠키라는 간식 이름에서 관찰되는 '두바이'는 '아라비아반도 동부 페르시아만 연안에 있는 이슬람교 토후국'이라는 고유명의 의미뿐 아니라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를 음식 속에 넣은'이라는 의미까지도 얻게 된 듯하다. '두바이 찹쌀떡'과 '두바이 붕어빵'은 모두 두바이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찹쌀떡과 붕어빵의 속 재료로 팥소가 아닌 피스타치오와 카다이프를 넣은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 교정을 오가는 학생들의 손에는 이런저런 간식이 쥐어져 있다. 아직까지는 '저 간식은 언제까지 유행할까?'라는 궁금증보다는 '저 간식의 이름은 무엇일까?'라는 궁금증이 더 크기는 하다. 아마도 내게는 간식 이름의 세계를 여행하는 것이 간식을 맛보는 일보다 더 달곰한 일이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오규환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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