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천국이야 극락이야”…기독교인 기자가 본 불교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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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냄새도 목탁 소리도 없이 서울 한복판에서 불교 행사가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하고 불교신문이 주관하는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이하 박람회)' 첫날인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2홀.
윤정현씨(28·서울)는 "원래 교회를 다니고 있지만 인스타그램에서 본 박람회가 재밌어 보였다"며 "불교가 강제적으로 믿어야 한다는 압박이 없고 개방적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선뜻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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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도 입장줄 수십미터…청년 가득
독특한 ‘굿즈’ 구매에 입장인원 제한도
공에 소원 적어 모으는 ‘공 뽑기’ 인기
강제성 없고 친근한 이미지 ‘매력적’

향냄새도 목탁 소리도 없이 서울 한복판에서 불교 행사가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이 주최하고 불교신문이 주관하는 ‘2026 서울국제불교박람회(이하 박람회)’ 첫날인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2홀. 관람 시작은 오전10시지만 오후3시에도 입장줄은 끊이지 않았다. 삼삼오오 모인 이들은 쉬지 않고 인증사진을 찍으며 들뜬 눈빛을 반짝였다.
불교의 어떤 매력이 청년을 홀렸을까. 박람회 현장을 약 30년을 교회에 다닌 기자가 다녀왔다.

박람회장 곳곳엔 범상치 않은 모습의 굿즈 부스가 눈에 띄었다. 반바지를 입고 파도를 타는 부처 티셔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불경 구절이 적힌 컵, 불경 필사 노트 등 청년층이 좋아할 법한 물품이 가득했다. 일부 부스는 시간대별로 관람 인원 번호표를 받고 순서대로 입장하도록 통제하기도 했다.
불교 굿즈 구매자는 무교 청년이 더 많다는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불교 굿즈를 만드는 손묘경 ‘온리모먼트’ 대표(36) 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박람회에 나왔다”면서 “지난해 기준 하루 1000명 이상 부스를 방문하고 10명 중 6~7명꼴로 종교가 없는 젊은 여성이었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처가 현대에 살았다면 서핑하고 놀지 않았을까’처럼 친근한 아이디어를 접목해 젊은 여성층이 접근 장벽을 낮췄다”고 말했다.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작은 열쇠고리부터 메모지, 스카프, 모자 등 일상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작은 물품에 불교 메시지가 가볍게 입혀져 있다. 기자도 귀여운 굿즈를 보자 자연스럽게 손이 나갔다. 순식간에 3만원이 사라졌지만, 빈손으로 왔던 마음은 든든히 찼다.

박람회는 ‘색즉시공 공즉시색, 당신이 좋아하는 공놀이’를 주제로 ‘공 뽑기’ 체험을 제공한다. 관람객은 박람회 내부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하는 등 주최측이 내는 과제를 해낼 때마다 공을 뽑을 수 있는 동전인 ‘불박 코인’을 얻을 수 있다. 곳곳에 배치된 안내요원이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1개 이상 불박 코인을 얻을 수 있다.
공 안엔 관람객을 위한 불교 구절이 들어 있다. 관람객은 공에 소원을 적은 종이를 넣고서 전시장 곳곳에 있는 농구 골대 모양 ‘공수거함’에 던져넣는다. 장윤경씨(28·인천)는 “직장에서 나를 괴롭게 하는 사람이 집착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소원과 돈 많이 벌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다”고 말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공 뽑기 체험은 관람객 참여형 예술로서 수거함에 모인 공을 한데 모아 봉인한 뒤 소원 성취를 기원할 예정이다.

실제로 현장에선 젊은 여성들끼리 온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주최측에 따르면 지난해 박람회 관람객 가운데 76%가 20~30대였다.
박람회는 5일까지 열린다. 3월19일 기준 사전등록인원이 4만5000명으로 지난해( 4만2763명)를 뛰어넘은 가운데 불교 인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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