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믹스매치 제1 원칙…공간의 주·조연을 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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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믹스의 시대다.
과거 집을 꾸민다는 것은 특정 브랜드가 제시하는 통일된 분위기를 그대로 복제하는 일에 가까웠다.
디자인이 제각각인 의자들을 배치하더라도 색상을 블랙으로 통일하고, 소품·포스터 패턴까지 톤을 맞춘다면 실루엣의 차이는 세련된 리듬감으로 승화된다.
일상에 기분 좋은 변주를 주고 싶다면 늘 앉던 의자의 궤도부터 슬쩍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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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조화의 묘' 살리는 3가지 원칙
취향 살린 집 꾸미기 시작은 의자부터
통일성 있으면서 긴장감도 불어넣어야

바야흐로 믹스의 시대다. 과거 집을 꾸민다는 것은 특정 브랜드가 제시하는 통일된 분위기를 그대로 복제하는 일에 가까웠다. 소파와 거실 테이블을, 식탁과 의자를 세트로 구매하는 식이었다. 취향의 자립도가 낮았던 시절, 가장 효율적인 정답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플랫폼의 폭발적 성장으로 개인의 취향은 정교하게 세분화됐다. 사람들은 이제 자신이 추구하는 무드에 맞춰 물건을 하나씩 수집하며 공간을 채운다. 마음에 드는 단 하나의 피스를 찾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수고를 기꺼이 즐긴다.
문제는 ‘수집’이 곧 ‘조화’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완벽해 보이는 물건도 막상 한 공간에 모이면 자리를 찾지 못한 채 겉돌기 일쑤다. 아무리 훌륭한 피스라도 맥락 없이 나열되기만 한다면 그곳은 취향의 전시장이 아니라 창고에 지나지 않는다.
훌륭한 믹스매치의 핵심은 파편화된 취향을 하나의 ‘견고한 맥락’으로 엮어내는 데 있다. 어떤 것은 공통분모로 묶이고, 어떤 것은 낯선 이질감으로 충돌하며, 또 어떤 것은 기꺼이 배경이 돼줄 때 공간은 비로소 설득력을 얻는다. 이 까다로운 조율의 묘를 살려냈을 때 오롯이 나만의 시선과 사유가 담긴 고유한 세계가 완성된다.
흩어진 취향을 하나의 맥락으로 묶어내는 믹스의 세계에 입문한다면 그 시작으로 의자를 추천한다. 유연하게 위치를 옮길 수 있는 기능성을 갖춘 동시에 가장 오랜 시간 사용자의 몸을 받아내는 일상의 동반자다. 그 무엇보다 의자는 역사 속 거장 건축가와 디자이너에게 가장 매혹적인 ‘미학적 놀이터’였다. 이 덕분에 우리는 각기 다른 시대정신이 담긴 수만 가지의 선택지를 갖게 됐다.
의자라는 작은 형상 안에는 당대의 기술과 철학이 응축돼 있다. 19세기 중반 곡목 기술로 대량 생산의 포문을 연 미하엘 토네트, 강철 파이프로 원목 시대를 끝낸 바우하우스의 마르셀 브로이어, 합판 성형 기술로 미드센추리 모던의 정점을 찍은 찰스 앤드 레이 임스 부부까지. 이처럼 뚜렷한 역사를 지닌 의자들을 어떻게 불협화음 없이 조화롭게 엮어낼 수 있을까. 그 세 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1) 주연과 조연을 구분하라
첫 번째 원칙은 돋보여야 할 단 하나의 주연을 확실히 밀어주는 것이다. 군더더기 없이 비워낸 미니멀한 화이트 톤 거실에 독특한 실루엣을 자랑하는 블랙 체어 하나를 과감하게 던져두는 식이다. 의자가 시선을 사로잡는 순간, 주변의 오브제들은 개성을 지닌 조연이 돼 풍경에 입체감을 부여한다.
(2) 최소한의 공통분모를 남겨라
개성 강한 피스들이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려면 시각적 혼란을 잠재울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색상이다. 디자인이 제각각인 의자들을 배치하더라도 색상을 블랙으로 통일하고, 소품·포스터 패턴까지 톤을 맞춘다면 실루엣의 차이는 세련된 리듬감으로 승화된다.
(3) 의도된 긴장을 즐겨라
극단적인 대비가 부딪치며 만들어내는 긴장은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묵직한 블랙 가죽 소파 곁에 팝아트처럼 선명한 레드 컬러 의자와 차가운 스틸 소재 테이블을 곁들여 보자. 가죽의 온기와 금속의 냉기, 블랙과 레드의 충돌이 자아내는 팽팽한 에너지는 공간을 지루함에서 구원한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낯선 텍스처와 색채가 서로의 결핍을 채워줄 때 공간은 평면적인 지루함에서 벗어난다. 서로를 밀어내고 당기며 만들어내는 묘한 불협화음은 그 어떤 통일된 세트 가구보다 깊은 울림을 준다. 일상에 기분 좋은 변주를 주고 싶다면 늘 앉던 의자의 궤도부터 슬쩍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전하민 오늘의집 오프라인 리드·Wave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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