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영향 없다 vs 물가 더 오른다… 전쟁 추경 '인플레 논쟁'

강서구 기자 2026. 4. 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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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추경’ 26조2000억원
중동 전쟁 위기 극복 방안
피해지원금 4조8000억원
국채 발행 없이 마련했지만
유동성 증가 막지는 못해
인플레 우려 커지는 이유

2일 이재명 대통령이 '전쟁 추경' 편성을 위한 시정연설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번 추경안은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빚 없는 추경'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위기일수록 약자를 더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과 경제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 아래 추경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추경을 통한 '돈 풀기'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더스쿠프가 Q&A로 풀어봤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6년도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정부가 26조2000억원 규모의 '전쟁 추경'에 나섰다. 유가 상승으로 서민이 겪는 어려움을 덜어주고, 침체에 빠진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에너지 위기 극복이란 목적에 맞게 26조2000억원의 추경 중 가장 많은 금액인 5조1000억원을 석유 최고가격제와 대중교통 환급 지원에 사용한다.

국민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가졌던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4조800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피해지원금은 소득 하위 70% 이하 국민에게 1인당 10만~60만원씩 지급된다. 지방과 취약계층에게 더 많은 지원금이 돌아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소득 하위 70% 가구는 1인당 10만원(이하 수도권 기준), 차상위·한부모 가구는 35만원, 기초수급자는 45만원씩 지급한다.

현재 경제 상황과 취지를 감안할 때 '전쟁 추경'의 명분은 충분해 보인다. 다만, 살펴봐야 할 이슈도 적지 않다. Q&A로 풀어보자.

Q1. 추경 인플레 없을까 = 피해지원금을 지급하는 추경을 반대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추경이 몰고올지 모를 부작용이다. 대표적인 것은 인플레이션이다. '전쟁 추경'으로 시장에 돈이 풀리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거다. 안 그래도 고高유가·고高환율에 허덕이는 한국 경제에도 독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초과세수를 활용해 국채 발행 없이 추경 예산을 편성했고,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점까지 감안하면 물가를 자극할 우려는 없다"며 "추경의 일부를 국채 상환에 사용해 국채시장과 외환시장 등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추경을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 국채 발행으로 공급량이 증가하면 가격은 떨어지고 반대로 국채금리는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금리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채 발행 없는' 추경을 선언한 정부가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지 않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Q2. 국채 발행 안 하면 인플레 없을까 = 다만, 시장에선 반론도 나온다. 가뜩이나 고유가와 고환율로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시장에 돈을 푸는 건 적절한 정책이 아니란 거다.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적은 것도 아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우리나라 광의통화(M2)는 4560조5674억원(구舊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4199조7375억원) 대비 8.59% 늘어난 수치다. 한국은행이 2025년 12월 30일부터 도입한 신新기준으로도 4108조9444억원에 달했다.

[사진|뉴시스]
같은 기간 4.7%(3923조9214억원→4108조9444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였다는 걸 감안하면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보다 시장에 돈이 풀리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거다. 전문가들이 지금은 돈을 풀 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참고: M2 신新기준은 광의통화를 의미하는 M2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주식형·채권형 펀드 등 수익증권을 제외한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경제학) 교수는 "지금은 고유가와 고환율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만큼 돈을 풀 시점이 아니다"며 "유동성이 증가하면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실물가치가 상승해 물가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장률 0.2%포인트 상승효과도 불투명하다"며 "이번 추경은 시기는 물론 규모도 적절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과연 '전쟁 추경'은 정부가 기대한 효과로 이어질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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