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사건으로 또 한 번 ‘질곡의 어머니’ 염혜란 “과거만 다루지 않는 작품”[스경X현장]

배우 염혜란이 다시 한번 ‘질곡의 역사 속 엄마’ 그 모습으로 섰다. 하지만 단지 개인의 아픔을 그리지 않았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아픔인 제주 4·3사건을 다룬 정지영 감독의 영화 ‘내 이름은’에 출연한 염혜란이 역할에 도전한 이유를 밝혔다.
염혜란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내 이름은’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부러진 화살’ ‘남영동1985’ ‘블랙머니’ ‘소년들’ 등의 작품으로 현대사 곳곳의 어두움을 정면을 조명한 정지영 감독과 청소년 역을 연기한 신우빈, 최준우, 박지빈 등 배우들이 참석했다.

‘내 이름은’은 1998년 봄 제주를 배경으로 촌스럽고 여자 같은 이름 ‘영옥’이 콤플렉스인 18세 소년과 함께 그를 키워낸 엄마 ‘정순’의 이야기를 다뤘다. 영옥은 학교 안 권력관계의 변화로 폭력에 물들고, 엄마 정순은 자신의 기억 너머에 있는 1949년 제주의 모습을 그려내는 작품이다.
극 중 정순 역을 맡은 염혜란은 “실제 사건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라 부담이 있었지만, 문학적으로도 매력적인 시나리오라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4·3사건이라는 과거만 다루지 않고 올해로 78주기인 이 사건을 현대에서 어떻게 봐야 할지를 다룬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순 캐릭터도 마냥 평평하거나 전형적인 느낌이 아니었다. 가해자와 피해자로서의 모습이 모두 있는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모습이 매력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내 이름은’은 지금까지 염혜란이 작품에서 보였던 여러 이미지가 겹쳐 보이는 작품이었다. 제주 사투리를 쓰고 억척스러운 모습은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속 전광례의 모습이 비치고, 한국무용을 하는 모습에서는 바로 전작인 ‘매드 댄스 오피스’ 속 춤을 추는 국희의 모습도 보인다.

염혜란은 “광례에 비해 정순은 오래 살았다. 아픔을 표현하는 것은 힘들었지만 질곡의 역사를 온몸으로 견뎌온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을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했다”며 “고통이 있지만 그 아픔을 갖고 있는 게 아닌 전혀 불편한 것이 없었던 사람이 진실로 가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정지영 감독과 염혜란의 인연은 정 감독의 전작 ‘소년들’에서 시작됐다. 1999년 벌어진 ‘삼례 나라슈퍼 강도치사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2023년 개봉한 영화에서 염혜란은 극 중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황준철(설경구)의 아내 김경미 역을 맡았다.

정 감독은 “며칠 촬영을 안 한 것 같지만 솔직하게 반했다. 연기가 맛깔나고 리얼하다. 그래서 저런 연기자와는 나중에 더 큰 역할로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다음 작품을 준비할 때 염혜란씨도 함께 하고 싶다기에 볼 것도 없이 염혜란을 주인공으로 놓고 시나리오를 고쳤다”고 말했다.
그동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서사를 자주 선보인 정 감독은 4·3사건을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사실 관심은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 다른 분이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 4·3을 다루려면 이데올로기 문제가 언급돼야 하는데 이는 ‘남부군’이나 ‘남영동1985’에서도 한 이야기였다”면서 “하지만 ”이름을 찾아가는 아이디어가 좋아 영화화에 도전했다“고 덧붙였다.

정지영 감독, 염혜란 주연의 ‘내 이름은’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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