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청소년 SNS 이용 규제 ‘공감 확산’…전문가 “보호장치 마련과 환경적 개선 병행돼야”

김명규 기자 2026. 4. 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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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호주 등 해외는 이용제한·벌금 등 강력 규제 도입
국내도 SNS 알고리즘 제한·보호자 동의 의무화 법안 잇따라
학부모들 “골칫거리된 지 오래…국내도 최소한의 규제 마련돼야”
한 초등학생이 SNS를 통해 영상을 보고 있다. 김명규 기자

최근 해외 여러 국가에서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거나 위반 시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가 시행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제도의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SNS의 '좋아요'와 추천 알고리즘이 청소년의 보상심리를 자극해 과몰입을 유도하고, 불안·우울 등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제도적 대응과 함께 생활 속 환경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 청소년들의 일상 파고든 SNS 부작용

청소년들의 SNS 과몰입 문제가 학부모들의 큰 골칫거리가 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실제 청소년들의 일상생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 학부모에 따르면 중학생 A군은 하루 5시간 이상 SNS와 영상 콘텐츠를 이용하는 바람에 수면시간이 줄고 학업 집중도도 낮아졌으며, 덩달아 지난해부터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자동재생으로 이어지는 짧은 영상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접하면서, 이용을 스스로 자제하는 게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고등학생 B양은 SNS 속 외모 비교와 '좋아요' 수에 대한 집착으로 자존감이 낮아지고 불안증세를 보여 지난달부터 상담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청소년의 SNS 과다 이용과 유해 콘텐츠 노출 문제가 심화되면서 학부모들은 제도적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알고리즘 기반 추천 시스템이 자극적인 콘텐츠를 반복 노출하고, 자동재생과 무한 스크롤 기능이 이용시간을 늘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구 달성군에 거주하는 학부모 C씨는 "해외에서는 미성년자의 SNS 가입을 법으로 제한해 위반 시 벌금까지 부과한다는 소식이 요즘 학부모들 사이에서 화제"라며 "우리나라도 최소한의 기준은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 D씨 역시 "요즘 아이들이 SNS에서 나오는 콘텐츠를 주제로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아, 부모가 개입하더라도 아이와의 갈등 없이 SNS 사용을 막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을 쥐어줄 수 있는 제도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는 규제, 국내는 입법 논의 본격화

해외에서는 이미 청소년들의 SNS 사용과 관련한 강도 높은 규제가 속속 도입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음란물과 사이버 괴롭힘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있다. 호주 역시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금지하고, 이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 플랫폼 사업자에게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을 마련했다. 이 밖에도 프랑스와 스페인, 캐나다 등에서도 청소년 SNS 이용 제한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정치권도 대응에 나섰다. 국회에서는 청소년 SNS 이용환경을 구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이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맞춤형 자동추천 알고리즘 적용을 금지하고, 가입 시 연령 확인을 의무화하는 일명 '청소년 알고리즘 제한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

같은 당 조인철 의원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플랫폼이 청소년에게 미치는 위험성을 정기적으로 평가해 보고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지난 1월 대표 발의했다. 또 조국혁신당 소속 황운하 의원과 정춘생 의원도 각각 청소년 소셜미디어 계정의 이용 유도기능 제한 및 위험경고 고지 의무화, 인공지능(AI) 서비스 제공 시 청소년 보호를 위한 기술적 조치를 강제하는 법안을 잇달아 내놨다.

◆"알고리즘 구조 개선·미디어교육 병행해야"

전문가들은 청소년기의 특성상 SNS 환경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김은석 대구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는 또래 반응을 수치화하고, 비교를 강화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청소년기는 또래의 인정과 평가에 민감한 시기인데, '좋아요'와 같은 즉각적인 보상은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해 반복 사용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인의 삶이 긍정적으로 편집된 형태로 제시되면서 사회적 비교가 심화된다. 이는 불안과 우울,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또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기반 SNS 이용은 야간 사용으로 이어지기 쉬워 수면시간 감소와 수면의 질 저하를 초래하고, 이는 정서 조절능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실제로 최근 청소년의 불안·우울 등 내면성 문제가 증가하는 추세와도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청소년 SNS 과몰입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알고리즘 구조'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재 SNS 플랫폼은 사용자가 오래 머물도록 설계된 일종의 '행동 강화 시스템'처럼 작동한다"며 "개인의 자기조절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환경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들의 계정에는 자동 재생기능이나 과도한 알림을 제한하고, 청소년 대상 알고리즘에 대한 보호장치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가정과 학교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SNS 과의존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방법은 적절하지 않다"며 "사용시간을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발이나 숨기는 행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그것보다는 또래 관계, 성취 경험 등 청소년들의 심리적 욕구가 SNS 밖에서도 충족될 때 과의존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환경 속에서의 감정 조절이나 비교에 대한 이해, 자기조절 능력을 키우는 교육 등이 필요한데, 자신이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고 어떤 영향을 받는지 인식하도록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명규 기자 km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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