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 핵연료, 후쿠시마도 90% 찼다···일본 원전 부지 내 저장 공간 ‘한계’ 코앞에

김기범 기자 2026. 4. 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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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저장가능량의 78%까지 차올라
다카하마 원전은 2028년엔 ‘가동 불가’
미나미토리시마에 처분장 건설 추진
적합 여부 조사에만 20년 이상 필요
세계 최대 원자력발전소로 꼽혔던 일본 도쿄전력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원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용후 핵연료가 일본 곳곳의 원전들에서 증가하면서 원전 부지 내에 저장가능한 양의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일부 원전은 2028년 사용후 핵연료가 가득찰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전력회사들이 만든 전기사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해체작업이 진행 중인 후쿠시마 제1원전을 포함한 일본 내 원전 17곳의 사용후 핵연료는 전체 저장가능량의 78%까지 늘어난 상태다. 아사히에 따르면 일본 내 사용후핵연료는 2015년 1만4000t이었으나 2025년에는 1만7000t으로 증가했다.

일본 전기사업연합회가 지난 2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이 원전 등 2곳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률은 90%를 넘어섰다. 다카하마 원전과 미하마 원전, 센다이 원전, 가시와자키 카리와 원전 등 8곳은 80%를 넘어선 상태다. 앞으로 5년 동안 원전 운영이 계속될 경우 오이 원전과 다카하마 원전, 가시와자키 카리와 원전 등 3곳의 사용후 핵연료는 저장 한계에 도달하게 된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또 다카하마 원전은 2028 회계연도, 미하마 원전은 2029 회계연도, 오이 원전은 2030 회계연도면 사용후 핵연료가 가득차면서 원전 가동이 불가능해진다. 이처럼 원전마다 사용후핵연료가 가득차게 되는 것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저장시설이 없고, 재활용 계획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 외부에 저장시설을 만드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지난 2월 10일 일본 후쿠시마현의 후쿠시마 제1원전 모습. AP연합뉴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이라고도 부르는 사용후 핵연료의 표면온도는 200도 이상이며 사람이 접근하면 약 20초 만에 죽을 정도의 강한 방사선을 방출한다. 때문에 사고 발생 시 위험성이 극히 높으며, 영구 보관을 위한 처분장을 만들려면 까다로운 지질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아직까지 영구처분장이 전 세계 어디에도 마련돼 있지 않은 이유다. 원전에 반대하는 국제 NGO들은 전 세계의 원전들이 사용후 핵연료 대책 없이 운영된다는 관점에서 원전을 ‘화장실 없는 아파트’로 부르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 지난달 도쿄에서 1950㎞가량 떨어진 섬인 미나미토리시마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후보지로 선택해 적합 여부 조사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 계획대로 해당 섬에서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건설이 추진된다 해도 적합 여부를 조사하는 데만 2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아사히는 일본 전력회사 중 간사이전력의 경우 건식 저장시설을 3개 원전 내에 세울 계획이지만 완공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전했다. 또 츄고쿠전력의 경우 야마구치현에 저장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주변 지자체들의 반발에 부딪친 상태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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