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호르무즈 안정화’ 논의 35개국 외교장관 회의 참석…외교적 대응 방안 등 논의

정희완 기자 2026. 4. 2. 16:5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국 주도 화상회의…정의혜 차관보 참석
당장 파병 아닌 무력충돌 완화 상황 전제
외교적·군사적 회의체 향후 연계 가능성
지난달 3월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공격을 받은 태국 벌크선 ‘마유리 나리(Mayuree Naree)’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 등을 논의하는 35개국 외교장관 회의에 참여한다. 회의에서는 미국·이란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를 위한 외교적 대응 방안 등이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프랑스 주도로 35개국 합참의장이 참여해 군사적 대응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향후 이들 참가국이 구체적인 조치에 나서면, 외교적 및 군사적 두개 트랙을 연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의혜 외교부 차관보는 이날 오후 영국이 주도하는 35개국 외교장관 화상회의에 참석한다. 이들 35개국은 지난달 ‘이란의 호르무즈 폐쇄 규탄’ 공동성명에 이름을 올린 국가들이다. 회의 주제는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와 항행 재개 방안 등이다.

회의 참가국들은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식별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강구한다는 방향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논의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국이 요구하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당장 응하는 건 아니고, 종전이나 충돌이 완화되는 상황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 해결에 필요한 외교적 대응을 논의하는 자리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회의는 정치·외교와 인도적 측면에 주안점을 두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다만 첫 회의이고 미국과 이란 전쟁 상황이 예측 불가능한 만큼, 구체적인 조치가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에서는 군사적 대응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6일(현지시간)에는 프랑스가 주도한 35개국 합참의장 화상회의가 열렸다. 한국 합참의장도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이 각국의 에너지 수급 등 경제와 안보에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장관 회의와 마찬가지로 전쟁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된 이후를 전제로 삼았다.

영국 주도의 외교당국 회의와 프랑스 주도의 군당국 회의는 앞으로 필요에 따라 연계하는 구상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참가국들이 향후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를 위한 본격적인 조치에 착수하면, 외교적 및 군사적 대응을 병행해 효과를 높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예를 들어 참가국들이 이란을 향한 외교적 메시지를 통해 봉쇄 해제를 압박하는 동시에 군함 파견 등으로 안전 확보를 시도할 수 있는 것이다.

외교부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응하지 않은 한국을 향해 불만을 표출한 것을 두고는 “주목하고 있다”라며 “정부는 한·미 간 긴밀한 소통 하에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관련해서는 상황이 너무 유동적이고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이 복합돼 있다”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한 이란과의 양자 협상 여부를 놓고는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에 미국과 이란의 협상 동향, 주요국의 입장, 영국 주도 외교장관 회의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서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한·이란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이란과 외교적 소통 채널은 열려 있다”라고 말했다. 복합적인 요소가 얽혀 있어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