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리그 우승’ 핸드볼 H리그 인천도시공사… 장인익 감독, 암 투병에도 코트 지킨다

백효은 2026. 4. 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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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공사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
14연승 질주로 압도적 리그 정상
장인익 감독 암 투병에도 팀 이끌어
“선수들과 더 오래 함께하고 싶어”

지난달 13일 핸드볼H리그 충남도청과의 경기 중 장인익 인천도시공사 감독. /한국 핸드볼연맹 제공

핸드볼 H리그 남자부 2025-2026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인천도시공사 장인익 감독이 갑작스러운 암 투병에도 팀의 종합 우승을 위해 코트를 지키고 있다.

지난 1일 오후 인천도시공사 팀 훈련이 진행 중인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장인익 감독을 만났다. 장 감독은 “많이 훈련한 선수들이 당연히 우승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라며 통합 우승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을 드러냈다.

앞서 인천도시공사는 지난달 26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면서 ‘창단 첫 우승’이라는 역사를 썼다. 지난해 7월 장 감독이 부임한 뒤 이번 시즌 리그 최다인 14연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정규리그 종료 3경기를 앞둔 현재 22경기 중 단 3경기만 패하며 압도적인 실력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대학 졸업 후 36년간 지도자 생활을 해 온 장 감독은 오랜 기간 리그를 석권했던 두산을 두 차례(2014시즌 코로사, 2025-2026시즌 인천도시공사) 리그에서 꺾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부산 출신인 장 감독은 금정초, 부곡중, 동아고를 거쳐 원광대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최근 팀이 상승세를 이어가던 중 장 감독의 건강 이상 소식이 전해졌다. 장 감독은 지난달 식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평소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여겼던 만큼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한 진단이었다고 한다.

지난해 7월 부임한 장 감독은 그해 10월에 열린 전국체육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팀의 변화를 이끌었다. 장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해서 우승할 수 있었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선수들이 지난 시즌까지 2년 연속 4등을 하면서 패배의식에 빠져 있었고, 팀을 떠나려던 선수들도 있었을 정도”라며 “리그 초반 패배 이후 14연승을 하면서 선수들이 완전히 패배의식을 벗어버리고 즐기기 시작했다”고 했다.

창원고 제자인 이창우를 비롯해 김진영, 김락찬, 이요셉, 전진수, 강준구 등 인천도시공사 선수들은 장 감독이 청소년 대표팀 지도자 시절에 만났던 제자들이었다.

리그 시작 전인 지난해 9월 경남 남해 상주에서 ‘산 뛰기’, 백사장 훈련 등을 진행했다. 실업팀이 좀처럼 시도하지 않는 훈련이었다. 일본 전지훈련을 다녀온 뒤에는 대학팀과의 연습경기가 이어졌다. 실력 차이가 나는 만큼 형식적인 연습경기로 그치지 않도록 경기 전 미리 체력을 소진한 뒤 본경기에 임하는 ‘스키드 트레이닝’으로 더 빠른 경기 운영을 유도했다.

장 감독은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장이 작은 우리 팀은 무조건 스피드로 승부해야 했다”며 “지금의 리그 수준보다 더 빠르고, 골을 많이 넣어 평균 득점이 올라야 핸드볼 리그를 보는 재미가 커지고 관중도 많아질 수 있다”고 했다.

지난 2월 핸드볼H리그 하남시청과의 경기 중 장인익 인천도시공사 감독. /한국 핸드볼연맹 제공


훈련 강도를 높이면서도 한 달에 한 번 선수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선수들이 자유롭게 힘든 것을 말하고 속을 털어놓는 시간이었다. 리그 중에도 멈추지 않았다.

장 감독은 올 시즌 가장 기량이 발전한 선수로 이요셉을 꼽았다. 그는 “빠른 핸드볼을 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요셉을 따라 김진영, 김락찬도 같이 빠르게 공격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젊은 선수를 주축으로 공격진을 운영하고 베테랑 선수가 수비를 담당하는 게 잘 맞아떨어졌다”고도 했다.

투병 중에도 장 감독의 눈은 제자들을 향해 있다. 이번 시즌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자들을 위해 전과 다름없이 훈련을 진행하고, 대회 일정을 소화했다. 시즌 내내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 보낸 장 감독의 투병 소식은 선수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장 감독은 “감독을 항상 강한 사람으로 생각할 텐데…”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장 감독은 치료 일정과 몸 상태에 따라 5월에 열리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벤치를 지킬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인천도시공사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리그 2위인 SK 호크스와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장 감독은 “단기전으로 진행되는 챔피언 결정전인 만큼 우리가 최대한 잘할 수 있는 것을 짜내려고 한다”며 “선수들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우승을 한 번도 못한 선수들이 있는데,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더 뭉쳤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선수들과 우승을 하면 제주도 여행을 약속한 일화도 전했다. 선수들이 훈련이 아니냐고 묻자 “정말 쉬러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장 감독은 눈시울을 붉혔다.

“선수들과 더 오랜 시간 함께하고 싶었다”며 운을 뗀 장 감독은 “이번 우승 경험이 앞으로 선수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한다. 아이들이 더 성장해 나가면서 이런 지도자가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이 시간이 의미 있게 남기를 바란다”고 했다.

/백효은 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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