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에 매단 실 한가닥…상식 비트는 개념미술의 '묘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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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청동 백아트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갤러리 벽에 붙은 이상한 시계가 눈에 들어온다.
지금 백아트에서는 미국 로스엔젤레스(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개념미술 작가 고(B. Koh)의 개인전 '제이 스컬쳐 쇼(J Sculpture Show)'가 열리고 있다.
그리 넓지 않은 전시장에는 그의 개념미술 작품들이 띄엄띄엄 흩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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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트 서울서 5월 2일까지

서울 삼청동 백아트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갤러리 벽에 붙은 이상한 시계가 눈에 들어온다. 시침과 분침 없이 초침만 덜렁 남아 있지만, 그 초침마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초침 끝에 묶여 있는 실 가닥의 무게 때문이다. 작품명은 ‘쓰레드 클락(Thread Clock)’. 작품은 이게 전부다. 허무할 정도로 간단하다. 그런데 잠시 서 있으면 초침을 눈이 따라가기 시작한다. 애써 나아가려 하지만 가라앉는 초침의 모습에 감정이입을 하는 관객도 있다.
지금 백아트에서는 미국 로스엔젤레스(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개념미술 작가 고(B. Koh)의 개인전 ‘제이 스컬쳐 쇼(J Sculpture Show)’가 열리고 있다. 2002년 광주비엔날레에 대규모 설치작품으로 참여한 기록을 제외하면 국내에 거의 이력이 알려져 있지 않다. 백아트 관계자는 “작품만 봐 줬으면 좋겠다는 게 작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리 넓지 않은 전시장에는 그의 개념미술 작품들이 띄엄띄엄 흩어져 있다. ‘헤어 플라이’는 천장에서 내려온 머리카락 끝을 파리처럼 뭉쳐둔 작품이다. 진짜 파리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가 뒤늦게 머리카락임을 깨닫게 된다. ‘웻 체어’는 천장에 매달린 전구가 플라스틱 의자 위에 고인 물웅덩이에 닿도록 설치된 작품이다. 물이 서서히 마르면서 작품의 모습도 변한다. 하나씩 들여다보면 슬그머니 재미가 생기는 작품들이다.

개념미술 작품인 만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시각적으로 압도되는 경험, 살아 숨쉬는 붓질이나 조각의 생생한 양감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별것 아닌 것 같은 사물 앞에서 생각지 못한 감각이 느껴지는 순간을 즐길 준비가 돼 있다면 매력적인 전시다.
특히 올해는 갤러리신라에서 4월 3일 개막하는 '이것이 개념미술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6월 열리는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 등 개념미술 전시가 잇따른다. 개념미술이 생소하게 느껴진다면 이 전시부터 시작해 볼 만하다. 5월 2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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