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모듈러건설, 초기단계...활성화 위해 예산·시장 지원 필요"
특별법 발의 이후 후속 과제 논의…"시장 확대 위한 선제적 재정 지원 필요"

| 서울=한스경제 한나연 기자 | 국회에서 모듈러 건설 산업 활성화를 위한 예산 확보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도 기반 마련 논의에 이어 실제 시장 확산을 위한 재정 지원 필요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2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국회 모듈러건설 발전방안 연구포럼' 토론회에서는 모듈러 건설 산업의 현황과 함께 정부 부처별 예산 운용 방향 및 확대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번 토론회는 김은혜·박수민·김위상·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 주최했으며, 대한건설협회가 후원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등 관계 부처와 LH·SH·GH 등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최근 국회에서는 모듈러 건설 산업 육성을 위한 '모듈러건축 활성화 지원 특별법' 제정안이 발의되는 등 제도적 기반 마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실제 산업 활성화 수준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예산과 시장 측면의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정부는 그린스마트스쿨, 공공주택, 재해·재난 구호시설, 스마트축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듈러 공법 도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부처별로 사업이 분산돼 있고 예산 규모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어 산업 확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특히 오는 5월 각 부처의 예산요구서 제출을 앞두고, 2027년도 예산안에 반영할 수 있는 모듈러 관련 사업 확대 방안이 주요 논의 대상으로 제시됐다. 부처별 예산의 통합적 관리 체계 구축 및 중장기적인 예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공공수요 기반으로 산업 확대 필요"
발제를 맡은 송상훈 LH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듈러 건설을 공공수요 기반 산업으로 확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송 연구위원은 "모듈러 기반 생산 방식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각 정부 부처가 수요를 발굴할 경우 사업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며 "예산 확보를 포함한 실현 방안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정시설, 임시주거시설, 교육시설, 우정시설 등 공공 영역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제시하며 "노후 공공건축물 정비 수요와 연계해 공공부문이 시장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교정시설의 경우 상당수가 과밀 수용 상태이며 30년 이상 노후 시설 비중도 높은 만큼 증축·개축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짚었다. 재난 대응용 임시주거시설, 학교 임시교사, 농촌 체류형 주거 등에서도 모듈러 적용 사례가 확대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송 연구위원은 "개별 시범사업을 넘어 예산 편성, 표준화, 성과 관리 체계, 생산기반 구축 등이 함께 추진돼야 산업 확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각 부처 및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해 모듈러 적용 사례와 정책 추진 현황을 공유하고, 예산 확보 및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국토교통부는 모듈러 건설을 주택 공급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대안으로 보고 정책 지원을 모색 중이다. 진홍민 국토부 주택건설운영과장은 "공공주택 발주 물량을 연 3000호 수준으로 확대하고 정책금리 지원 등 금융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있다"며 "모듈러는 건설산업 구조 전환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재난 피해 이재민을 위한 임시주거용 조립주택을 통한 모듈러 활용 현황을 공유했다. 정종율 행안부 재난구호과 과장은 "주택 피해 세대에 1동당 약 4400만원 규모로 무상 지원되며, 국비와 지방비가 각각 50%씩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학교 모듈러 교사 도입 현황을 소개했다. 윤영찬 교육부 학교시설개선팀장은 "현재 전체 학교의 약 5.9%에서 모듈러 교사가 활용되고 있다"며 "현장 만족도는 높은 편이지만 초기 인식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시설의 경우 가축 사육 환경과 규제 특성상 모듈러 도입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우식 농림축산식품부 스마트축산정책과장은 다만 "방역시설이나 스마트축산 운영실을 비롯해 외국인 근로자 등 축산 종사자를 위한 숙소나 편의시설 등 일부 부문에서는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물량·금융·표준화…산업 생태계 접근 필요"
공공기관들은 모듈러 산업 확산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태극 LH 주거혁신처 팀장은 "모듈러 건설은 공공이 일정 수준 이상의 물량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산업 생태계가 형성된다"며 "공공주택 중심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사업 모델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SH 수석연구원은 "지금은 제도 논의 단계가 아니라 시장 전환의 시점"이라며 "도시형 모델, 정비사업, 역세권 등에서 모듈러 적용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지욱 GH 주택기획처 부장은 "공사비 부담을 고려할 때 정부 보조금 확대나 보유세 감면 등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희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모듈러 예산은 개별 프로젝트가 아니라 표준설계, 인증체계, 품질 검증, 인력 양성 등 산업 생태계 구축 중심으로 편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3~5년 단위의 공공 발주 로드맵을 마련해 단건이 아닌 연속적인 물량 공급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공공발주가 예측 가능한 수요로 제시돼야 산업 투자와 민간 참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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