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NG 수입 비중 1위 호주, 천연가스 수출 제한한다···자원 부국 ‘에너지 빗장’ 신호탄
LNG 가격 상승·에너지 안보엔 우려 목소리

호주 정부가 한국 정부에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제한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2일 산업통상부가 밝혔다. 산업부는 LNG 국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충돌을 계기로 각국이 에너지 빗장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전날(1일) 저녁 호주 정부가 LNG 수출 제한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해 전체 LNG 수입의 31.4%를 호주에 의존했다. LNG 수입 비중 1위다.
호주 정부가 내세운 수출 제한 이유는 내수용 LNG 부족이다. 양 실장은 “호주가 가스를 많이 생산해도 해외 가스 가격이 좋아서 내다 파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내수에 사용할 LNG를 해외에 팔다 보니까 그 부분을 제한해야겠다고 호주 정부가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동부에서 생산하는 22만t 규모의 LNG가 수출 제한 검토 대상이라고 밝혔다. 당장 수출 제한 조처가 발동된 것은 아니다. 업계와의 논의를 거쳐 5월에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실제로 호주가 LNG 수출 제한 조치를 내린다고 해도 국내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양 실장은 국내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물량이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 최대 4만t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 소비량의 0.5일분이다. 양 실장은 “호주 정부도 장기 계약엔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주 정부의 이번 조치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먼저 LNG 가격 상승 요인이 늘었다. 이미 전 세계 LNG 생산의 약 20%를 담당했던 카타르가 한국에 대한 장기 공급 계약 불가항력을 선언한 상황에서 LNG 대국인 호주까지 수출문을 조금씩 닫으면 추가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LNG 가격 지표인 ‘LNG 일본·한국 마커’는 지난 1일 1MMBtu(연료 단위)당 19.83달러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직전인 2월27일엔 10.70달러였다.
여기에 각국이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수출 빗장을 잠그면 자원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호주 ABC는 “중동 사태 이후 호주 정부가 취한 사실상 첫 에너지 정책”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매들린 킹 호주 자원부 장관은 “호주 공급망에 위험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한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4% 수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며 “에너지 안보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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