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낙인에 환경 리스크까지…영풍, ‘주주가치’ 논란 확산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이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과 환경 리스크, 실적 부진이 겹치며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부가 저PBR 기업에 대한 개선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영풍을 둘러싼 기업가치 논란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영풍의 PBR은 0.2~0.3 수준에 머물러 있다. NH투자증권은 0.22로 평가했으며, 한국거래소 기준으로도 지난달 말 0.28 수준에 그쳤다. 통상 PBR이 1을 밑돌 경우 시장에서 장부가 대비 저평가된 상태로 해석된다. 정부가 저PBR 기업 개선을 주요 과제로 제시한 상황에서 영풍 역시 관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 정부의 기조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저PBR 종목을 언급하며 시장 왜곡 가능성을 지적한 바 있어, 기업가치 개선 요구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영풍의 저평가 배경으로 구조적 리스크를 꼽는다. 경북 봉화 석포제련소는 낙동강 수질 및 토양 오염 문제로 수년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폐수 무단 배출로 조업정지 처분을 받은 데 이어 추가 제재 가능성도 거론된다. 통합환경허가 조건 이행 지연 등 환경 규제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기업 신뢰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영풍은 최근 6년간 환경 관련 법 위반으로 40건이 넘는 제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제련잔재물 처리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과징금 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적도 녹록지 않다. 영풍은 별도 기준으로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2천억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 리스크와 실적 부진이 맞물리면서 투자 여력과 주주환원 정책 역시 제약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주환원 정책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영풍이 최근 주당 5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확산됐다. 회사 측은 주식배당을 포함할 경우 배당 효과가 확대된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체감 수준이 낮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영풍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상대 측에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하는 점을 두고 이중적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사에서는 저평가와 배당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쟁사에는 적극적 주주환원을 요구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 같은 요소들은 주주 판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회사 측 이사 선임 안건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은 데는 기관과 외국인, 소액주주의 선택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단순한 경영권 다툼을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주주가치 실현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며 “영풍은 저PBR 구조와 환경 리스크 해소 등 근본적 개선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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