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하쿠다 “백남준은 열려 있던 사람…탄생 100주년전도 韓서 했으면”
25년 만 백남준 에스테이트 공식 협력전
‘미디어 샌드위치’ 등 미공개작 포함 11점
![켄 하쿠다 백남준 에스테이트 대표가 1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APMA 캐비닛에서 ‘백남준: 리와인드 / 리피트 (Rewind / Repeat)’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2/ned/20260402154147133kwuz.jpg)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백남준 작가는 굉장히 확장적인 사고를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무엇에도 다 열려 있는 사람이고, 그 누구보다도 세계적인 관점에서 삶을 살아갔던 사람인 것 같아요.”
백남준(1932~2006) 작가의 장조카이자 백남준의 작품을 관리하는 재단 ‘백남준 에스테이트(Estate)’ 대표인 켄 하쿠타 는 1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APMA 캐비닛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촌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가고시안과 백남준 에스테이트는 백남준 서거 20주년을 기념해 ‘백남준: 리와인드 / 리피트 (Rewind / Repeat)’를 오는 5월 16일까지 개최한다. 백남준이 태어난 서울에서 25년만에 에스테이트와의 협력 하에 열리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백남준의 혁신적 작품 11점을 선보인다. 역사적인 작품들과 함께 미공개작을 최초로 소개한다.
백남준은 도쿄대학교에서 클래식 음악과 미술을 공부하며 형성한 학문적 기반 위에 급진적인 미학적 실험을 결합해 1950년대 초부터 텔레비전 기술을 순수예술의 영역에 도입했다.
1956년 서독으로 건너간 백남준은 ‘플럭서스(Fluxus)’ 그룹에 합류했다. 8년 후엔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자신의 국제적인 배경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회화, 조각, 퍼포먼스, 음악, 전자 미디어를 아우르는 작업 세계를 구축했다.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백남준은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전개된 수많은 발전을 예견했다.
켄 하쿠타는 “그는 생전에 이미 기술이 우리 세상이나 삶에 어떻게 영향을 주게 될지를 예견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몇십 년 전부터 기술을 인간화하는 것에 집중했던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런던과 해외를 위해(우편함)(For London and Abroad(Mailbox))’(1982)는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작가가 뉴욕 휘트니미술관 전시에 참여하면서 만들었던 작품으로, 당시 전시 작품 중 현재 남아 있는 세 점 중 하나다.
나무로 제작한 우편함 입구 사이로 보이는 TV 화면에는 미래를 지향하던 작가의 정신에 맞게 과거가 아닌 현재 뉴스 화면을 띄우며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초기작 ‘미디어 샌드위치(Media Sandwich)’(1961~1964)도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백남준의 첫 설치 작업 중 하나로, 작가가 음악 작곡에서 벗어나 전자 매체를 작업에 활용하기 시작한 전환점이 된 작품이다.
한국과 일본의 레코드판 8장, 독일 전자공학 잡지 8권이 4열로 나열돼 있고, 그 옆에는 한 남자가 소년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장면이 오래된 로토그라비어 인쇄물로 자리하고 있다. 작가는 해당 이미지 위에 제작 연도인 1832년과 그로부터 정확히 100년 뒤인 자신의 출생연도를 함께 적어 넣었다.
![켄 하쿠다 백남준 에스테이트 대표가 1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APMA 캐비닛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살아있는 조각을 위한 TV 브라(TV Bra for Living Sculpture)’를 소개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2/ned/20260402154147421mrke.jpg)
백남준은 1963년부터 텔레비전과 로봇공학을 연구하기 위해 도쿄를 정기적으로 방문했으며, 엔지니어 아베 슈야를 만나 기술과 신체의 결합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살아있는 조각을 위한 TV 브라(TV Bra for Living Sculpture)’(1969)는 소형 흑백 텔레비전 두 대를 투명 비닐 속옷에 내장한 작품으로, 음악가이자 퍼포먼스 작가인 샬럿 무어만을 위해 제작됐다.
무어만은 1969년 뉴욕 하워드 와이즈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 ‘창조적 매체로서 TV ’의 개막 퍼포먼스에서 이 작품을 처음 착용하고, 첼로 연주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통해 텔레비전 화면의 이미지를 변화시킴으로써 백남준이 추구한 ‘전자기기의 인간화’를 구현했다.
켄 하쿠다는 “당시 나는 18살이었는데 샬럿이 나에게 착용을 도와달라고 했다. 나중에 삼촌(백남준)이 이 사실을 알고 어떻게 어린애에게 속옷 입는 것을 도와달라고 할 수 있느냐고 샬럿에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면서 “사실 나는 괜찮았는데, 삼촌은 보호자로서 책임감이 강했다”고 소개했다.
‘골드 TV 부처(Gold TV Buddha)’(2005)는 백남준의 상징적인 연작 ‘TV 부처(TV Buddha)’(1974~2005)의 후기 작품이다. 금박을 입힌 채색 청동 불상이 명상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담겨 불상 앞 모니터로 송출된다. 작품은 고대의 영성과 현대 미디어, 동양과 서양의 사유가 교차하는 지점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2002년작 ‘베이클라이트 로봇(Bakelite Robot)’은 중고 시장과 상점에서 수집한 빈티지 라디오들로 구성된 작업이다. 작가는 라디오들을 개조해 영상이 재생되도록 만들고, 6대 라디오의 다이얼을 TV 모니터로 교체해 공상과학 영화, 빈티지 로봇 완구 영상, 초기 비디오 편집 발췌 장면을 결합한 특별 제작 영상을 상영했다.
이 밖에도 조각된 목재 ‘회화’, ‘오케스트라(Orchestra)’(1991), 백남준과 협업하며 플럭서스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 존 케이지와 머스 커닝햄에게 헌정한 ‘무제[케이지 컴포지트](Untitled[Cage Composite])’(2005) 등이 전시된다.
백남준 작품의 저작권을 상속 받은 켄 하쿠다는 그동안 저작권 논란과 가품 시비 등으로 한국 미술계과 갈등을 겪어 왔다.
이와 관련해 그는 “많은 이들이 나와 협업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나는 언제나 열려 있다”며 “그런데 한국에서 연락이 아예 안 오는 경우가 많았다. 연락이 와도 내가 한국 미술 시스템을 제대로 알지 못해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 답을 못 주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내 답변 없이 관련 일이 진행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목표는 좋은 기관, 개인들이 백남준의 작품을 소유해 재단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6년 후 백남준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에서 대형 전시를 열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현재 진행 중인 계획은 없지만 아직 시간이 있다”며 “한국에서 대형 전시가 열린다면 더없이 좋은 소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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