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맘대로 탈퇴’ 못 한다…그런데도 밀어붙인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압박 수위를 날로 높이지만, 트럼프 마음대로 나토를 탈퇴할 순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럽은 트럼프 으름장에 아랑곳 않고 “이란과의 전쟁에 끼지 않겠다”고 못 박는다.
상원 3분의 2 동의받아야
구체적으로 이 법령은 대통령이 “상원 출석 의원 3분의 2가 찬성하거나 (별도로 제정한) 의회 법률에 따른 경우를 제외하고는” 나토 가입을 “정지·종료·폐기 또는 탈퇴”할 수 없도록 했다. 이런 절차 없이 나토 탈퇴를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지원”하기 위한 어떤 예산 사용도 금지했다.
이 조항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때인 2023년 의회의 국방수권법 개정으로 신설됐다. 이듬해 선거에서 트럼프가 재선돼 나토 탈퇴를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뤄진 개정이었다. 당시 공화당 상원의원이었던 마코 루비오 현 국무장관과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이 개정안을 발의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의 나토 탈퇴 여부에 대해 상원이 통제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국가 이익과 민주주의 동맹국의 안보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원에선 여야 막론하고 나토 탈퇴를 막겠다는 목소리가 크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의원과 크리스 쿤스 민주당 의원은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나토에 남을 것”, “나토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안보 동맹”이라고 밝힌 상태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엑스(X)에 “트럼프가 자신이 선택한 전쟁에 동맹국이 동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이 나토를 떠나는 데 상원이 동조해줄 일은 없다”고 썼다.

무단 탈퇴하면 긴 소송전
트럼프가 ‘대통령이 미군 최고사령관’이라고 규정한 헌법 제2조를 내세워, 국방수권법 1250A조가 위헌이며 자기 직권으로 나토를 탈퇴하겠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경우 법적 분쟁이 불가피하다. 상원이나 민주당 집권 주 정부, 나토 무단 탈퇴로 경제적 손해를 입은 개인 등이 탈퇴를 무효화 하기 위한 행정소송을 낼 가능성이 큰 탓이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현행법이 나토 일방 탈퇴를 명확히 금지하고 있어 정부가 법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설령 트럼프가 상원 동의를 받더라도 탈퇴가 즉시 이뤄지는 건 아니다. 르피가로에 따르면 나토 규약상 탈퇴를 원하는 국가는 미국에 ‘탈퇴 통지’를 보내고, 미국이 이를 모든 회원국에 공유해야 한다. 이후 1년이 지나야 탈퇴 효력이 발생한다.
이에 나토 탈퇴는 ‘말 뿐’이란 관측이 나온다. 폴리티코는 미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해 “(탈퇴가) 실제로 진행 중이라는 정황은 없다”고 썼다. 나토 당국자도 트럼프 발언은 “프랑스·영국 등 나토 동맹국들로부터 (이란과의 전쟁을 돕는) 가시적인 행동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봤다.

유럽은 요지부동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나토 탈퇴 주장에 대해 “나토는 지금까지 세계가 경험한 가장 효과적인 군사 동맹”이라고 맞받았다. 이어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며 우리는 여기에 끌려들어 가지 않겠다”, “(나토 동맹인) 유럽과의 유대를 더욱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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