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뷰티 후퇴…CJ올리브영, 'K-뷰티 허브' 넘어 美 확장

김나연 기자 2026. 4. 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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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뷰티 잇따른 철수…소비 기준 변화·인디 브랜드 약진
올리브영, 유통 넘어 ‘K-뷰티 허브’로 입지 굳혀
국내 넘어 미국 시장까지 영향력 확대
CJ올리브영이 4월1일 올리브베러 2호점인 강남역점을 열었다. ⓒCJ올리브영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글로벌 뷰티 시장의 주도권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 중심 구조가 흔들리는 사이, K-뷰티와 이를 연결하는 유통 플랫폼이 전면에 부상하는 흐름이다. 특히 CJ올리브영은 단순 판매 채널을 넘어 브랜드 발굴과 성장, 글로벌 진출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럭셔리 뷰티 브랜드들의 한국 시장 철수 및 사업 축소가 잇따르고 있다. 발렌티노 뷰티는 한국 진출 약 4년 만에 사업을 종료했고,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프레쉬(fresh) 역시 지난 2월 한국 영업을 정리했다. 이 밖에도 꼬달리, 샬롯 틸버리 등 주요 글로벌 브랜드들이 연달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도 지난 2024년 국내 사업을 마무리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개별 브랜드의 전략 실패라기보다 한국 뷰티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보고 있다. 고객들의 소비 기준이 달라지면서 단순한 브랜드 파워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가 구매를 좌우했지만, 최근에는 성분과 효능, 가격 대비 성능이 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며 "소비자들이 제품을 직접 비교하고 분석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K-뷰티의 약진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산업이 ODM·OEM 기술 고도화를 바탕으로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렸고, 인디 브랜드들까지 럭셔리 제품에 준하는 성능을 구현하며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다이소, 올리브영 등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아우르는 유통 채널이 성장하면서, 글로벌 럭셔리 제품 중심의 기존 유통 구조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올리브영의 영향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단순한 헬스&뷰티(H&B) 스토어를 넘어 K-뷰티 브랜드 발굴, 성장, 글로벌 진출까지 연결하는 대형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지난해 매출 5조8335억원, 영업이익 7447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1.8%, 22.5% 증가했다. 온라인 매출 역시 전년 대비 32.1% 상승한 1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회사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한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올리브영의 웰니스 큐레이팅 플랫폼 '올리브베러'는 1일 광화문에 이어 강남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문을 연 광화문점의 경우 오픈 두 달 만에 누적 방문객 16만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외국인 고객 비중은 지난달 말 기준 50%까지 올랐다.

올리브영은 글로벌 확장에도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오프라인 매장 오픈을 앞두고, 현지에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매장 출점에 힘쓰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새롭게 구축한 대규모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현지 유통망을 강화하고, 매장을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세포라와의 협업을 통해 오는 8월부터 직접 큐레이션한 'K뷰티 존'을 선보이고, 입점 브랜드 대상 전 물류 과정을 책임지는 E2E(End to End)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K-뷰티 기업들의 해외 시장 공략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물리는 분위기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세포라와 얼타뷰티 등 현지 주요 채널을 통해 스킨케어와 헤어케어 제품을 선보이며 접점을 넓히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뷰티 시장 경쟁의 핵심이 '브랜드'가 아닌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뷰티 성장과 럭셔리 브랜드 후퇴의 중심에 브랜드를 넘어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한 뷰티 플랫폼 올리브영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다양한 브랜드를 큐레이션하고, 빠르게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플랫폼 기업이 경쟁 우위를 가져갈 것"이라며 "올리브영은 이미 국내에서 그 역할을 입증한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동일한 성공 공식을 구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yeonpil@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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