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캐시카우’된 올리브영…합병 앞두고 몸값 높이기?

허인회 기자 2026. 4. 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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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회장, ‘매출 5조’ 올리브영 찾아 현장 경영 나서
IPO 막힌 올리브영, ‘미국 흥행’이 CJ 승계 퍼즐의 열쇠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CJ그룹 내 올리브영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조원이 넘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그룹 내 성장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서다. 이를 반영하듯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잇달아 올리브영 매장을 찾아 현장 경영에 나서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올리브영이 안착에 성공한다면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이라 보고 있다. 정부 정책에 따라 기업공개(IPO)가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올리브영의 몸값이 뛸수록 승계 과정이 더욱 수월해질 전망이라 CJ그룹의 올리브영 키우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달 26일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타운을 찾은 이재현 CJ그룹 회장 ⓒCJ그룹 제공

회장님의 '올리브영 사랑'…현장 경영 보폭 확대

2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날 서울 명동에 새롭게 문을 연 외국인 특화 매장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 타운'을 방문했다. 장남인 이선호 CJ그룹 미래기회그룹장도 동석했다. 이 회장은 '1호 고객' 형식을 취하며 매장 내부 구조와 동선, 상품 배치 등을 점검했다. 특히 글로벌 관광객의 구매 패턴에 맞춰 설계된 매장을 둘러보며 직접 구매에 나서기도 했다.

이 회장이 올리브영 매장을 찾은 건 올해 초에 이어 두 달여 만이다. 그는 지난 1월 새해 첫 현장경영 행보로 지난 1월 올리브영의 새로운 웰니스 플랫폼 사업 1호점인 올리브베러 서울 광화문점을 방문한 바 있다.

특히 이번 방문이 의미 있는 이유는 오는 5월 미국 오프라인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어서다. 명동 상권 올리브영 매장은 외국인 구매 비중이 95%에 달한다. 그만큼 외국인 소비자들의 반응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이 회장이 명동에서 검증된 운영 시스템을 미국 시장에 적용하기 앞서 최종 점검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CJ그룹 측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현장 점검의 일환"이라며 "올리브영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한 이유다.

올리브영은 오는 5월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미국 1호점을 시작으로 연내 미국 현지에 총 4곳의 점포를 내는 등 글로벌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당초 예정된 2곳에서 더 늘린 것으로,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이 현장 경영 장소로 올리브영을 택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그룹 내 위상도 한층 높아지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8% 증가한 5조8335억원, 영업이익은 22.5% 늘어난 744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2조원 수준이던 매출은 4년 만에 약 3배 가까이 확대됐다. 그룹 내 계열사들이 고환율과 원자재 상승에 더해 내수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매년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이며 그룹 내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서울 시내 올리브영 매장 모습 ⓒ연합뉴스

'실적·승계' 두 토끼 잡기…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축

올리브영이 그룹의 핵심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업계에선 올해 해외 사업 성과가 한층 더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뷰티' 열풍 속에서 올리브영이 미국 시장에 안착할 경우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이는 곧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올리브영의 IPO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분위기다. 정부가 대기업 계열사의 신규 상장을 사실상 막는 수준의 중복상장 규제안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주주들의 반발과 정부의 압박을 감수하면서 IPO를 강행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관측이다. 올리브영이 임직원에게 부여했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전량 취소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상장을 전제로 한 보상 제도를 폐지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IPO 대신 지주사 CJ와의 합병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CJ와 올리브영의 합병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날 대신증권은 CJ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22만원에서 26만원으로 상향했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복상장 규제 강화로 올리브영의 IPO 실현 가능성이 낮아진 점은 오히려 핵심 자회사 가치가 지주사인 CJ에 온전히 귀속된다는 의미"라며 "올리브영 지분가치의 추가 복원 가능성을 목표주가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합병 시기는 내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안 시행으로 CJ 7.3%, 올리브영 22.6%의 자사주가 1년6개월 내 소각돼야 한다"면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자사주 소각과 맞물려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자사주 소각을 진행한 뒤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기존 주주 지분율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올리브영 최대주주는 CJ로 51.15%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 그룹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은 각각 11.04%, 4.21%를 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의 기업가치를 연내 최대한 끌어올려야 향후 합병 과정에서 오너 일가가 갖고 있는 지분의 교환가치도 커진다"면서 "미국 시장의 성과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전략 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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