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심 한계 ‘이란 허브’ UAE…비자 취소·입국 금지에 참전도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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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실용적 관계를 이어온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의 연이은 폭격에 실제 참전을 검토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란 시민의 비자를 취소하거나 항공사를 통해 입국·경유를 금지 조처하는 등 전면 갈등 양상으로 불거지는 모양새다.
이란과 앙숙 관계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아직 군사 개입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는데, 아랍에미리트가 참전까지 검토한 배경에는 그간 이란의 폭격과 해협봉쇄 조처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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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하면 페르시안만 국가 중 처음

이란과 실용적 관계를 이어온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의 연이은 폭격에 실제 참전을 검토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란 시민의 비자를 취소하거나 항공사를 통해 입국·경유를 금지 조처하는 등 전면 갈등 양상으로 불거지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대이란) 무력 사용을 승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도록 아랍에미리트가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아랍에미리트 외교관들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 군사 강대국들에 호르무즈해협을 무력으로 개방하기 위한 연합군 구성을 촉구했다”고 복수의 아랍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안보리 승인이 있으면 그간 해협 개방에 소극적이던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아랍에미리트가 이번 전쟁에 참전하면 페르시아만 국가 중 처음 참여하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오랜 영토 분쟁 속에서도 이란과 실용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대이란 제재 체제 하 이란 자금이 오가는 금융·물류 허브 역할을 해왔다. 이번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중재를 위해 움직이는 등 관계가 썩 나쁘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에는 1920년대 팔레비 왕조가 히잡 착용을 금지한 데 반발해 떠나온 이들도, 1970년대 이슬람 혁명을 피해 이주한 이란인들도 있다. 현재는 아랍에미리트에 거주하는 이란 출신 인구가 50만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란과 앙숙 관계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아직 군사 개입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는데, 아랍에미리트가 참전까지 검토한 배경에는 그간 이란의 폭격과 해협봉쇄 조처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포함한 다른 어떤 국가보다 아랍에미리트에 더 많은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자국 영토를 점령하려는 작전을 지원하는 걸프 국가의 민간 기반 시설을 파괴하겠다고 경고하면서 아랍에미리트를 지목하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 알다프라 공군기지는 미군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곳이다. 이란이 두바이 등 주요 관광지도 파괴하면서 아랍에미리트를 찾는 관광객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군주 겸 대통령도 3월31일 카타르 국왕 등과 정상회담에서 민간인,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는 이란의 행위를 테러로 지칭했다고 국영 아랍에미리트통신(WAM)이 전한 바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란 공격에 대응해 최근 이란 병원과 두바이 이란 클럽을 폐쇄했고, 두바이에 본사를 둔 에미레이트 항공은 이란 국민이 아랍에미리트에 입국하거나 경유할 수 없도록 조처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최근 한 이란 출신 거주자가 해변에서 경찰관의 검문과 신분증 요구를 받은 뒤 구금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또 이란인들의 비자를 취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사 술탄 알 자베르 최고경영자(CEO)는 1일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벌이는 행동은 지역적인 문제가 아니”라며 “세계 경제적 갈취 행위이자, 세계가 용납할 수 없는 위협”이라고 비난했다.
아랍에미리트가 실제로 전투에 참여할 경우 이란 전쟁이 종료된 뒤에도 지속적인 긴장 관계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연구원 엘리자베스 덴트는 “전쟁에 참전하면 더 공격적인 이란과 맞서 싸워야 하고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한 타격과 투자자 신뢰도 하락을 계속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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