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해초 활동가 여권 무효화 통지…TMTG "항해가 아닌 전쟁 막으라"

엄태빈 2026. 4. 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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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외교부 앞 기자회견
"이미 출국 상태인데 여권 무효화하면 국민 더 큰 위험 빠뜨려는 것"
"이스라엘 전쟁범죄 지적하고 학살 멈추라고 요구해야"
외교부가 이미 출국한 해초 활동가의 여권을 무효화하겠다며 여권을 반납하라고 통지했다.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위험을 무릅쓰고 맨몸으로 가자지구 봉쇄를 부수려는 항해 활동가를 보호하지 못할망정 협박과 처벌로 일관하는 외교부와 이재명 정부를 규탄한다"면서 외교부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뉴스앤조이-엄태빈 기자] 이스라엘 봉쇄에 맞서 가자지구로 향하는 국제 구호 선단 TMTG(Thousand Madleens To Gaza)의 2차 항해를 앞두고, 외교부가 TMTG 한국지부 해초 활동가에게 여권을 무효화하겠다고 통지했다. 시민사회 단체들은 외교부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에는 침묵하는 대신 평화 활동 중인 활동가의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TMTG 한국지부는 4월 2일 외교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조치가 평화 활동에 대한 탄압이라고 규탄했다. TMTG에 따르면 외교부는 3월 25일 해초 활동가의 주소지로 여권 반납 명령서를 보내, 7일 이내에 여권을 반납하지 않으면 무효화하겠다고 고지했다. 해초는 이미 국외 출국 상태이지만, 가자로 향하는 선박에 탑승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기자회견에 나선 김종철 변호사는, 정부의 여권 무효화 조치가 국내법과 국제법을 위반한 '공권력 행사'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외국으로 이동할 자유뿐만 아니라 표현의자유·양심의자유·결사의자유 등을 침해하는 처분서에는 왜 여권을 반납해야 하는지에 관한 이유가 기재돼 있지 않다. 또한 (외교부가 인용한) 여권법에 따르면 출국 예정인 사람이 반납 대상인데 해초는 이미 출국 상태였다. 국제법에서도 모든 사람은 자국을 포함해 다른 나라를 떠날 권리와 돌아올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며 자유를 제한할 때 엄격한 요건을 갖추도록 한다. 그러나 외교부의 여권 무효화 조치는 그러한 요건을 모두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대로라면) 토요일부터 해초는 여권이 없는 상태에서 외국에 체류해야 한다. 이는 사실상 무국적자가 되는 것"이라면서 "해초의 안전 때문에 여권을 무효화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해초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인도주의적 목적의 시민사회 활동에 참여한 해초에게는 여권 반납 명령을 적용할 수 없다"며 4월 1일 외교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외교부를 향해 "항해가 아니라 전쟁을 막으라"고 촉구했다. 뉴스앤조이 엄태빈

사단법인 아디의 셀림 활동가는 가자지구 평화를 위해 한국 외교부가 무엇을 했냐고 되물었다. 그는 "처참한 학살의 시간, 한국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단 한번도 이스라엘의 불법 행위와 전쟁 범죄에 항의한 적 없다. 우리 헌법 전문에 '항구적 세계 평화'를 국가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무엇을 기여했는가. 심지어 외교부는 활동가의 안전을 운운하며 평화 항해 활동가들의 여권을 무효화하고 형사 처벌하겠다며 협박하고 있다"면서 "진정 국민의 안전을 걱정한다면 학살의 가해자인 이스라엘에 단호한 제재를 가하라"고 말했다.

뎡야핑 활동가는 전세계에 생중계되는 이스라엘의 범죄 행위를 어떤 정부도 제재하지 않아 세계 시민들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24년 국제사법재판소의 결정과 UN 총회 결의안에 따라,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고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을 종식하도록 정치·군사·경제적 제재를 가할 의무가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이런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을 넘어 평화위원회라는 불법 식민 통치 기구에 참여할지를 검토하고, 이란과 레바논 침략 전쟁에 참여할지를 검토하며 우리가 전범국 가해 국민이 될 위협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TMTG 한국지부 나민 활동가는 "2차 항해인 우리의 다음 물결은 거대 자본과 국가의 통제가 막을 수 없다"며 "바다가 자본의 경로가 아니라 삶과 사람을 연결하는 장소라고 믿는다. 여기엔 어떠한 국경도, 장벽도 없다. 우리는 물러섬 없이 평화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정부에 항해가 아닌 전쟁을 막으라고 촉구했다. "외교부를 포함한 한국 정부는 평화 활동가가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생명과 정의를 위한 비폭력 항해 행동에 나서는 것을 방해하는 대신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과 전쟁 범죄, 식민 지배와 인종 청소를 멈추는 데 전력을 다하고 이에 상응하는 정치적·경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해방된 팔레스타인 땅에 닻을 내리는 순간까지 우리의 항해는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TMTG는 GSF(글로벌수무드함대)·FFC(자유선단연합)와 연맹을 맺고 2차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항해는 배 80척에 다양한 국적 기반 1000여 명이 함께한다. 배 9척이었던 1차 항해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엄태빈 scent00@newsnjo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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