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이 본토 곧 타격” “세계 유가는 미국과 무관” 주장에···외신 “사실 왜곡”[팩트체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대국민연설에서 이란 전쟁의 명분과 성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실이 아닌 주장을 되풀이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을 왜곡했으며 미 경제의 핵심 요소를 잘못 이해했다”고 혹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그들(이란)이 많은 양의 재래식 탄도미사일을 빠른 속도로 비축하고 있으며 곧 미 본토와 유럽 등 지구상 어느 곳이든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전쟁을 벌인 명분인 ‘임박한 위협 제거’를 정당화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란의 미 본토 겨냥이 ‘임박’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이란에서 미국까지의 거리는 최소 9000㎞에 달하는데 미 정보당국은 이란이 이 정도 성능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지는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미 국방정보국은 지난해 의회 보고에서 이란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기술을 확보하고 실제 무기화하려면 최소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폭등한 것을 두고 “우리는 중동으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이다. 우리는 그곳에 있을 필요도 없고 그들의 석유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할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다.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인 미국에서 중동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 내 유가 역시 글로벌 시세에 연동된다. 실제로 전쟁 여파로 유조선 통항 길목인 호르무즈가 막히면서 미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 2월 갤런당 2.98달러(약 4500원)에서 이날 기준 4.06달러(약 6200원)로 36% 넘게 치솟았다. 이란이 추진 중인 호르무즈 통행세 징수가 본격화하면 전 세계 유가와 미국 유가가 동반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샘 오리 미 시카고대 에너지 분석가는 “석유는 세계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상품”이라며 “어느 한 곳에서 수급 차질이 생기면 모든 곳의 가격이 영향을 받는다”고 시카고선타임스에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란에 ‘현금 17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건넸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과거 오바마 행정부가 2015년 이란핵합의(JCPOA) 추진 과정에서 이란에 17억달러 규모의 현금을 건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과거 미국이 이란에 빚졌던 돈을 갚은 것이다. 1970년대 친미 왕정 시절의 이란은 미국의 군사 장비를 사기 위해 4억달러(약 6000억원)를 선입금했다. 그러나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신정 체제가 들어서자 미국은 이란을 적성국으로 지정하고 약속했던 무기를 인도하지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는 당시 이란이 선입금한 원금 4억달러와 이자 13억달러를 돌려줬다. 현금이 이란에 전달된 날 공교롭게도 현지에 억류됐던 미국인 4명이 풀려나자 공화당은 “인질 몸값으로 현금 보따리를 상납했다”며 사실을 왜곡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논리로 오바마 정부를 공격한 바 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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