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딸 둔 ‘삼남매 아빠’, 7명 살린 마지막 길…“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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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7살, 생후 100일 된 자녀를 둔 30대 '다둥이 아빠'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며 7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2월20일 인제대 일산백병원에서 김겸(38)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폐, 간장, 신장(양쪽), 안구(양쪽)를 기증했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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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7살, 생후 100일 된 자녀를 둔 30대 ‘다둥이 아빠’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며 7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2월20일 인제대 일산백병원에서 김겸(38)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폐, 간장, 신장(양쪽), 안구(양쪽)를 기증했다고 2일 밝혔다.
김씨는 100여명에게 자신의 인체 조직도 기증했다. 인체 조직 기증은 사후에 피부, 뼈, 인대, 혈관, 연골 등을 기증하는 것으로, 기증자 한 명이 많게는 8명에게 기증할 수 있는 장기기증보다 더 많은 환자에게 기증할 수 있다.

김씨는 2월13일 교회 예배 중 베이스를 연주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다. 2시간이 넘는 수술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김씨의 아내 손주희씨는 “남편이 곡을 연주하다가 갑자기 쓰러졌다. 처음에는 넘어진 줄 알았는데 달려가서 보니까 넘어진 게 아니었다”며 다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의사 선생님이 믿기지 않는 말을 했다. 뇌사 상태라고, 너무 출혈 범위가 크고 호흡이 멈춘 상태고, 판명만 하지 않았지 사망하신 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의사의 말이) 하나도 안 믿겼다. 우리 셋째가 이제 100일이라고, 제발 살려달라고 그 얘기밖에 할 수 없었다”던 손씨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남편 신분증에 붙어 있던 스티커를 떠올렸다. 장기기증 희망등록 알림 스티커였다.
김씨는 2007년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한 터였다. 김씨의 가족은 생명 나눔의 뜻을 밝혔던 김씨를 통해 많은 사람이 생명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에 동의했다.
남편을 따라 지난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마친 손씨는 “남편이 이렇게 갑자기 젊은 나이에 세상을 마감하게 될 줄은 절대 생각하지 못했다”며 “그런데 이 사람의 마지막을 보니 살아있을 때보다 어쩌면 더 아름답게 마무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말씀드리면 참 뭐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참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경기 고양시에서 2남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난 김씨는 밝고 유쾌한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을 챙겨주는 것을 좋아하는 따뜻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모태신앙인인 김씨는 어릴 적 목사가 되고 싶어 신학대학에 입학했고 졸업 뒤에는 물류업종에 취업해 최근까지 가방 회사에서 물류 업무를 담당했다.
교회에서 만난 아내 손씨와 함께 9살 딸, 7살 아들, 생후 100일이 된 딸을 뒀다. 손씨는 김씨를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걸 좋아하고 잘했던 사람’, ‘자상하고 한없이 품어줬던 사람’, ‘욕심 없이 살았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손씨는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고 있지? 나는 당신이 하나님 품에서 가장 행복하고 평안하게 있을 거라고 믿어. 그리고 라엘이, 요엘이, 희엘이에게 아빠는 정말 복되고 좋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있어. 여보 몫까지 더 사랑하고 잘 키울 테니 하늘에서 잘 지켜봐 줘”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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