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 쓰고 있다” 김도영 끓는 피, 꾹꾹 억누른다… 내야 안타 하나보다, 완주가 더 중요하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김도영(24·KIA)은 밀어서 홈런을 칠 수 있는 강한 파워도 갖추고 있지만, 동시에 언제든지 내야 안타를 만들 수 있는 빠른 발도 갖추고 있다. 이런 운동 능력은 KBO리그 역사상 보기 드문 재능이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까지 주목하는 거대한 재능이기도 하다.
실제 김도영은 3월 31일 잠실 LG전에서 장쾌한 좌월 홈런은 물론, 우중간 방향으로 비거리 122m짜리 큰 타구를 날리기도 했다. LG 우익수 홍창기의 점프 캐치 호수비에 걸리기는 했으나 김도영의 현재 컨디션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이범호 KIA 감독 또한 “우타자가 저기로 넘기는 게 어렵다. 그것을 제일 아쉬워하더라”고 웃었다.
그런데 아직 ‘발’의 발동은 걸리지 않았다. 시즌 첫 4경기를 뛴 가운데 도루 시도는 없다. 딱히 벤치에서 ‘가지 말라’고 사인을 준 것은 아니다. 자신의 판단이다. 단순히 도루뿐만 아니라 베이스 러닝에서도 최대한 조심하는 기운이 느껴진다. 전력으로 스프린트를 하는 느낌은 없다.
3월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시즌 개막전 때도 그런 장면이 있었다. 3루수 최정 방면으로 빗맞은 땅볼을 친 적이 있었다. 이전의 김도영이라면 내야 안타를 만들거나 혹은 초접전 타이밍을 만들 수도 있는 타구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꽤 넉넉하게(?) 아웃이 됐다. 김도영은 그 장면에 대해 “최정 선배님이 수비를 너무 잘 하셨다”고 오히려 상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아껴 쓰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아직은 전력으로 스프린트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장 내야 안타 하나를 만드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세 차례나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망친 기억이 있는 만큼, 지금은 일단 경기와 그라운드에 적응하는 게 우선이다. 여기서 과욕을 부리면 부상 재발 위험이 있다. 컨디션이 100%가 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는 일단 위험한 플레이는 자제할 생각이다. 끓는 피를 최대한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이 감독의 생각도 비슷하다. 이 감독은 “도영이한테 20경기까지만 조심하면서 하자고 이야기를 했다”면서 “20경기까지 다리가 그라운드에 딱 적응을 하면 그 다음부터는 문제없이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구단과 코칭스태프 차원에서도 김도영의 몸 상태는 굉장한 화두임을 시사한다.

이 감독은 “도루는 지금도 사인을 줬는데 안 뛰더라. 중요한 타이밍에서 우리가 1점을 내야 겠다고 하면 본인이 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웃으면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몸 상태를 파악해서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20경기가지는 하체를 그라운드에 다지는 쪽으로 하는 게 팀에도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오히려 ‘자제하는’ 김도영을 반겼다.
현재 타격이나 수비 쪽은 거의 100% 상태에 이르렀다. 지난해 경기에 많이 못 나간 선수이기 때문에 존 설정이나 타이밍을 완벽하게 갖추는 데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그럼에도 3월 31일 홈런에서 볼 수 있듯이 시즌 초반 타격감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 수비는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별한 실수는 없다. 좌우 폭도 좁지 않고, 강한 어깨는 여전하다. 이제 뛰는 것만 100%로 올라오면 5월부터는 김도영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모든 선수들이 다 중요하지만 객관적으로 핵심 선수들의 부상 이탈을 막는 게 구단의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김도영은 핵심 중의 핵심이다. 김도영이 다치면 타선의 완성도는 물론 구단의 구상 자체가 다 어그러진다. 지난해 너무 많이 고생을 했던 KIA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신중하다. 다만 올해는 지명타자 포지션을 돌려쓸 수 있는 만큼 김도영도 풀타임 3루수보다는 간혹 지명타자로 나가 휴식을 취하며 다리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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