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간이역] 복토 - 안화수

knnews 2026. 4. 2. 14:3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 겨우내 조용하던 마을이 분주하다.

안화수 시인의 시 '복토'가 딱 그렇다.

공장에서 기계를 돌리는 일, 시장에서 사고파는 일 등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은 다 성스러운 일.

안화수 시인의 '복토'는 단지 흙을 덮는 일은 아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산에 들에

꽃과 잎이 땅심에 욱시글득시글

새파랗게 돋았다

새빨갛게 피었다


좁은 땅 흙은 같다, 다만

동쪽은 젖은 흙

길 건너 서쪽은 마른 흙이다


삽을 들어라

젖은 흙 한 삽 떠서

마른 흙을 덮고 마른 흙

한 삽 떠서 젖은 흙을 덮자

갈아엎어 땅심을 돋우자


민심의 붓을 들어라

파란색 빨간색 얼씨구 얼 섞어

보랏빛 땅심 쾌지나칭칭

보라색 무궁화 삼천리강산

금강초롱꽃 덩달아 웃는다


☞ 겨우내 조용하던 마을이 분주하다.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 경운기 소리, 마을 어르신들의 유모차 소리에 생기가 솟는다. 안화수 시인의 시 ‘복토’가 딱 그렇다. 복토, 흙덮기. 파종 후 흙을 덮어주는 것인데 지금 우리나라 곳곳은 땅심을 돋느라 바쁘다. 농사는 성스러운 일이다. 아니,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하는 일 중에 성스럽지 않은 것은 없다. 공장에서 기계를 돌리는 일, 시장에서 사고파는 일 등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은 다 성스러운 일. 목숨을 이어가는 일은 거룩한 일이다.

안화수 시인의 ‘복토’는 단지 흙을 덮는 일은 아니다. ‘민심의 붓을 들어라’는 시인의 외침. 파란색과 빨간색이 섞여 ‘보랏빛 땅심 쾌지나칭칭’이 울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서로 섞이고 어울려 보랏빛의 무궁화가 피어 ‘금강초롱꽃도 덩달아’ 웃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파랑과 빨강이, 이쪽과 저쪽이, 너와 내가 어울려 삼천리강산을 꽃피우자고!

이서린(시인)

Copyright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