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티웨이 ‘사이판’도 안간다… 항공사 노선 중단 확산

김수연 2026. 4. 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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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여행이요? 그냥 포기했습니다."

A씨는 5월 가족들과 사이판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가 예약을 취소했다. 티웨이항공 항공권이 포함된 상품이었는데, 항공사가 사이판 노선 운항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추가비용을 내고 항공사를 바꾸든지 예약상품을 취소하든지 결정해야 한다는 여행사의 안내에 결국 A씨는 가족여행을 포기했다.

중동발 항공유 급등 부담에 따른 항공사 감축 운행이 여행상품 예약 취소로 이어지고 있다. 항공유 급등세가 지속되면 여행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여행수요 감소가 다시 항공 노선 운항 중단의 원인이 되는 악순환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여행업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최근 사이판 운항을 중단하고 비(非)운항 노선에 추가했다. 베트남 푸꾸옥 노선에 이어 두 번째 운항 중단이다.

티웨이항공 측은 "사이판 노선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게 됐다"며 "언제 운항을 재개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항공업계는 티웨이항공의 사이판 노선 중단이 올 여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노선 중단·축소에 대한 압박은 티웨이항공뿐 아니라 항공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이 이달 중순까지 지속될 경우, 항공사들의 비운항 노선 확대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비용 효율화를 위해 당장 조치할 수 있는 수단이 감편이기 때문이다. 비행기를 띄울수록 손해라고 판단되는 이른바 '적자 노선'부터 감편될 것으로 여행업계는 보고 있다.

이미 아시아나항공은 대형항공사 중 처음으로 감편에 들어갔다. 항공유 급등 부담에 따라 4~5월 중국과 캄보디아 노선 4개(인천~프놈펜·장춘·하얼빈·옌지)를 감편하기로 했다. 이달부터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 대한항공의 감편 여부에도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대한항공의 경우, 이달 국제선 유류 할증료가 3월 대비 2~4배 급등했다.

또 에어서울이 4월 6일부터 28일까지 인천~괌 노선을 중단하고, 에어부산은 부산~다낭, 세부, 괌 노선 일부 운항을 감편했다. 에어서울도 4월 6일부터 28일까지 인천~괌 노선을 운항하지 않는다. 에어프레미아는 인천~로스앤젤레스, 호놀룰루, 방콕 등 주요 노선 운항을 줄였다. 에어로케이는 청주~오사카 노선 일부와 인천~오사카 노선을, 이스타항공은 5월 인천~푸꾸옥 노선 약 50편 운항을 중단한다.

전망은 좋지 않다. 5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에 포함되는 3월 셋째 주 싱가포르항공유 (MOPS) 평균 가격이 배럴당 204.5달러, 갤런당 487.85센트로 치솟았다. 유류할증료 최고 단계인 33단계(470센트 이상)를 넘어선 것으로,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다음 달엔 사상 처음으로 뉴욕 항공권 기준 유류할증료가 100만원을 넘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일부 항공사들은 추가 운항 중단을 검토 중이다. 실제로 에어서울은 다낭 등 동남아 지역 노선을 비운항 노선에 추가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항공사의 감편 조치는 여행업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여행사들은 노선 운항이 중단될 때마다, 기존 여행상품 예약고객에게 관련 안내를 하는데, 고객이 안내를 받는 중에 아예 여행 계획을 취소해 버리는 사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항공 노선이 중단되면서 항공사나 목적지, 여행 시기를 변경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변경에 따른 추가 비용이 1인당 수십만원이 넘어가다 보니 변경보다 취소를 택하는 고객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는 "유류할증료 급등세가 계속되면 앞으로 중단되는 노선편이 늘어나고, 예약 취소 요청이 밀려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 여행사의 경우 항공사 유류할증료 인상 계획이 발표된 3월 16일을 기점으로 여행상품 예약 취소율이 40%나 급증했다. 3월 16일~31일과 3월1~15일의 취소율을 비교한 것이다.

또 B여행사에서는 3월 1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한 달간 5만2436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취소자는 전달(2월 1일~3월 1일)의 3만6307명 대비 1만6000여명, 44.4% 증가했다.

B여행사 관계자는 "5월에 출발하는 여행을 3월에 취소하는 사례가 계속 나오면서 취소자가 확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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