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신안산선 터널, 기둥 하중 2.5배 과소 설계"[종합]

조유정 기자 2026. 4. 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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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무락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사고조사위원장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해 4월 11일 발생한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사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설계 오류와 시공·감리 부실로 인해 신안산선 터널 붕괴 사고를 낸 포스코이앤씨 등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을 추진한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만 두 차례 사망사고를 내며 처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일 신안산선 5-2공구 2아치터널 붕괴 사고에 대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번 사고는 중앙기둥 하중 과소 산정, 단층대 미인지, 시공 및 감리 부적정이 누적된 결과”라고 밝혔다.

손무락 건설사고조사위원장은 “중앙기둥을 연속 구조로 잘못 가정해 하중을 실제보다 약 2.5배 작게 산정했다”며 “기둥 길이도 축소 적용돼 구조적 안전성이 부족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지반 조건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설계 단계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단층대가 시공 과정에서 드러났고 이로 인해 지반 강도가 약화되면서 중앙기둥에 하중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시공 과정에서도 부실이 이어졌다. 손 위원장은 “막장 관찰과 암반 판정이 적정하게 이뤄지지 않아 단층대를 제때 인지하지 못했다”며 “중앙기둥 균열 관리도 미흡해 붕괴 전조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설계·시공·감리 전 단계에서 오류를 걸러내지 못한 점도 문제다. 그는 “설계 오류가 검증 단계에서 확인되지 않았고 시공 과정에서도 보완 없이 진행됐다”며 “여러 단계의 부실이 연결되며 사고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정부는 관련 업체에 대한 제재에 나선다. 국토부는 설계사·시공사·감리사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을 추진하고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형사처벌 여부도 수사기관과 협의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에서 발생한 신안산선 5-2공구 2아치터널 붕괴사고 모습.(사진제공=국토교통부)

특히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추가 책임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5-2공구 2아치터널 외에도 지난해 12월 여의도역 신안산선 4-2공구에서도 사망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영업정지 처분은 관련 법에 따라 최대 설계사·감리사는 12개월, 시공사는 8개월까지 가능하며 구체적인 기간과 대상은 과실 정도와 고의성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청문 절차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반복된 사고로 인한 복구 비용과 현장 중단 여파로 지난해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 6조9031억원, 영업이익 –45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9조4687억원) 대비 27.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18억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당기순손실은 4776억원이다.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됐다. 국토부는 지반 조사 간격을 50m 이내로 강화하고 다중 아치터널에 대한 3차원 구조 해석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또 막장 관찰자 자격을 상향하고 중앙기둥 균열 모니터링과 계측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사고 구간은 재설계를 완료했으며 현재 지하안전영향평가와 실시계획 변경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정부는 상반기 내 승인 가능성을 보고 있으며 공사 재개와 전체 사업 일정은 승인 이후 확정될 예정이다. 신안산선 개통 시점은 현재 2028년 말로 예상되지만 최종 일정은 추후 조정될 전망이다.

이 같은 제재 움직임 속에 포스코이앤씨는 사고 수습과 피해 복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포스코이앤씨는 사고 현장 인근 시설물에 대해 ‘전면 재시공’ 수준의 보강과 신속한 피해 보상을 약속했다. 송치영 사장은 지난달 31일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과 면담을 가졌다. 사고 이후 보상과 복구 협의가 지연되자 박 시장이 직접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사고 구간 인근 ‘통로박스’와 ‘수로암거’ 보강 방식은 기존 단순 보수에서 ‘완전 재시공’ 수준으로 격상됐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 인식과 관리 체계를 전면 혁신하겠다”며 “국토부 조사 결과를 적극 반영해 재발 방지와 책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안산선 전 구간을 포함한 유사 공정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점검을 진행하고 고위험 공정 관리와 현장 중심 안전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며 “조속한 복구와 정상화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사고로 피해를 입은 유가족과 지역 주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