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원료 의무사용 올해부터 시행…EU는 산정기준까지 바꾸는데, 한국은 목표치만 앞세워”
“재생원료 사용 구체적인 산정기준과 검증체계 마련해야”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최근 국제 분쟁과 원유·나프타 가격 변동에 따라 석유 기반 플라스틱 제품의 공급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종량제봉투 재생원료 사용 지시는 재생원료 의무사용이 이제는 탄소감축이나 폐기물 감축 정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제 원료시장 불안에 대응하는 산업·민생 안전판으로도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러나 재생원료 의무비율 정책의 성패가 단순한 목표 수치가 아니라 무엇을 재생원료로 인정하고, 이를 어떻게 계산·검증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EU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 이행결정과 국내 재생원료 의무사용 제도의 정비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EU의 재생원료 산정기준 재편 논의와 국내 재생원료 의무사용 제도의 구조적 공백을 비교·분석하고, 국내 제도의 정비 방향을 제시했다.
앞서 EU는 2월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SUPD)’이행결정을 개편해 화학적 재활용과 질량수지(Mass Balance) 방식을 재생원료 함량 산정기준에 공식 편입했다.
재생원료 정책의 핵심을 단순 목표비율에서 구체적인 산정기준과 검증체계 등 제도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정비한 것이다.
EU는 역외생산 재생 PET(rPET, 재생페트)의 인정 범위도 함께 조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EU가 2027년 11월 21일부터 OECD 회원국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구조를 담고 있다”며 “OECD 회원국인 한국이 앞으로 재생페트 인정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추적·검증 체계와 동등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민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한국은 페트병을 연간 5000 톤 이상 사용하면 플라스틱 재생원료를 10% 의무사용하고,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30%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무엇을 재생원료로 인정하고 이를 어떻게 계산·검증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현 목표치 중심의 재생원료 의무사용 제도는 병 몸체뿐 아니라 캡·리드·라벨·슬리브 등 개별 구성요소를 포함할지가 불명확해 사업자별 해석에 따라 실적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출처 : 국회입법조사처 ‘EU 일회용 플라스틱 지침 이행결정과 국내 재생원료 의무사용 제도의 정비 과제’ 보고서]](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2/ned/20260402114708286wnpk.jpg)
화학적 재활용과 질량수지 방식의 인정 여부와 조건이 구체화해 있지 않은 점도 현 제도의 한계다. 연료 사용분 제외, 손실분 처리, 계산지점 설정 등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제도적 예측 가능성이 낮다.
검증체계가 사업자 내부자료 제출과 공공기관 사후 확인 중심이어서 공급망 전 단계의 독립적 검증체계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고, 수입 재생원료의 인정 여부와 환경적 동등성 판단 기준이 명시돼 있지 않아 현장에서의 해석 혼란과 저품질 원료 유입, 국내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보고서는 “재생원료 기준의 국제적 정합성 확보가 앞으로의 시장 접근성의 핵심 조건이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이 EU 시장에서 재생원료 사용 실적을 인정받으려면 ‘무엇이 재생원료인가’에 대한 법적 정비와 ‘어디까지를 산정 대상으로 볼 것인가’ 에 대한 범위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산정기준 법제화△화학적 재활용 제도화△재생원료 동등성 기준 마련 △국내 순환 체계 평가 체계 구축 등 제도 정비를 위한 구체적인 개선사항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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