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마스크에 산소 연결 안돼”… 대한항공 ‘美승객 사망’ 소송당해

정채빈 기자 2026. 4. 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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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승객 유족 “응급 조치 부실” 주장
대한항공 “현지 법적 절차에 성실히 대응할 것”
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뉴시스

대한항공이 국제선 기내에서 미국인 승객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렸다. 유족 측은 사고 당시 산소 마스크에 산소통도 연결되지 않는 등 승무원들이 응급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현지 법적 절차에 성실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영국 인디펜던트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국 서울로 향하는 대한항공 KE94편 기내에서 숨진 포르샤 티니샤 브라운(사망 당시 33세)의 유족들이 대한항공 측에 제기한 소송 내용과 인터뷰를 단독 보도했다.

사고는 2024년 3월 29일에 발생했다. 당시 미 국방부 소속 민간인 직원인 브라운은 친구 3명과 함께 휴가를 떠나기 위해 해당 항공기에 올랐다.

보도에 따르면, 약 15시간 30분간의 비행 일정 중 12시간이 지났을 때쯤 브라운은 화장실에 갔다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기내에서 의료진을 찾는 방송이 나오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동행인들은 브라운이 있는 쪽으로 갔다. 당시 브라운은 가슴을 움켜쥔 채 “숨을 쉴 수 없다”고 반복해서 말했다고 한다.

유족 측은 사고 당시 여러 승객이 몰려와 도왔지만 승무원들은 당황하거나 상황을 바라보기만 하고, 무언가 메모를 하는 등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승무원들이 쓰러진 브라운에게 산소 마스크를 씌웠으나 호흡곤란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여러 승객이 모여들어 응급 처치를 시도하고, 승무원이 의료 키트를 가져와 에피네프린을 투여했지만 브라운의 의식은 희미해져 갔다.

이후 승무원이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져왔다. 그러나 AED는 제대로 사용되지 못했다. 유족 측은 승무원들이 AED 사용법에 대한 교육을 받았음에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어떠한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기계에서 여러 차례 ‘충격 필요’라는 음성 안내가 나왔지만 AED 사용법을 몰랐던 승객들은 ‘충격’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그 결과 전기 충격이 시행되지 않았다.

결국 항공기는 일본 오사카로 방향을 돌렸다. 브라운은 현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일본 사망 진단서에는 브라운의 사인이 ‘급성 심부전’으로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승무원들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브라운이 사망 전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행기가 비상 착륙한 뒤에야 (브라운의 동행자들은) 승무원들이 산소 마스크에 산소 탱크를 연결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승객들이 필사적으로 브라운의 생명을 구하려 했던 동안 브라운은 대한항공이 제공한 산소 탱크로부터 보조 산소를 전혀 공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측은 조선닷컴에 “당시 절차에 따라 최선을 다해 현장 대응했다”며 “대한항공은 현지 법적 절차에 성실히 대응할 것이고,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관련 세부적인 내용은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배상액은 배심원단에 의해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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