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추정제도' 도입 논의의 문제점 [화우의 노동 인사이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현재 국회에는 다른 사람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에 대해 별도의 근로자성 판단 없이 근로자로 추정하고 노무를 수령하는 사람이 반대사실(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음)을 증명하도록 하는 '근로자 추정제도' 도입에 관한 근로기준법 개정 법률안이 다수 발의되어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세사업자 분쟁 증가로 현장 혼란 불가피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현재 국회에는 다른 사람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에 대해 별도의 근로자성 판단 없이 근로자로 추정하고 노무를 수령하는 사람이 반대사실(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음)을 증명하도록 하는 ‘근로자 추정제도’ 도입에 관한 근로기준법 개정 법률안이 다수 발의되어 있다. 정부 또한 이러한 움직임을 지지하고 함께 추진하면서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무제공 방식과 고용형태의 다양화에 대응하여 보호범위를 확대하고자 하는 취지 자체에 대해 공감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는 격언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입법 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근로자 추정제도는 그 취지와는 달리 법리적 측면에서 적지 않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근로자 정의' 모호함에 현장 혼란 불가피
우선, 현재 논의 중인 근로자 추정제도는 그 적용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 명확하지 않다. 개정안 제안이유나 정부 설명자료를 살펴보면 민사사건을 근로자 추정의 주된 적용영역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노무제공자 보호를 위한 법률은 실효성 확보를 위해 행정적·형사적 수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벌칙 규정을 통한 형사책임 부담에 대해서도 근로자 추정제도가 도입되는 경우에는 헌법상 무죄추정 원칙에 위반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근로자 추정제도의 도입을 지지하는 입장은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이 정착된 오늘날의 상황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근로자이므로, 이를 반박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반대사실을 증명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 자체는 근로자 해당 여부를 판단하는 사용종속관계 판단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오류가 있다. 근로자인지 아닌지의 문제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사회적 보호필요성이 있는지를 판별하는 것으로, 문제되는 구체적 사실관계에서 노무제공의 실질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를 확인해야 비로소 판단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설령 노무제공자가 자신이 종속적인 지위에서 근로를 제공한 사실을 비용과 시간을 들여 증명하기 쉽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를 법률상 추정이라는 과격한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개별 소송절차에서의 적정한 소송지휘, 고용노동부 등 관계 기관에서의 권한 행사(특히, 최근 제정된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에는 자료제공 요청 권한이 명시되어 있다) 등을 통해서도 사용종속관계 증명을 둘러싼 구조적 불평등을 시정할 수 있다. 오히려 근로자 추정제도가 도입될 경우 영세한 사업자에 대해서까지 관련 분쟁이 급증하여 사업상의 위험이 커지고 노무제공과 관련한 법률관계가 쉽게 안정되지 않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상과 같이 근로자 추정제도는 그 의도와는 무관하게 다른 법원칙을 훼손하거나 사용종속관계 판단에 관한 신속성과 정확성 제고와는 관계없이 과도한 법률분쟁을 불러 일으켜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오히려 사회적 보호필요성이 인정되는 ‘종속적인 관계’를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실에 발맞추어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급격한 전환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 전쟁 뚫고 '130조 잭팟' 터진 비결은…'초유의 상황'
- 다주택자 보유 1.7만채 대출 막혀…서울·수도권 급매 쏟아질까
- "쌩돈 100만원 더 낼 판"…5월 뉴욕 여행 가려다 '날벼락'
- 이틀 만에 '10조' 증발…"삼천당 아니고 황천당" 개미 분노
- '이건 기회야' 44조 쓴 곳이…트럼프가 부른 '역대급 계약'
- 한국, 전쟁 뚫고 '130조 잭팟' 터진 비결은…'초유의 상황'
- 큰손 뭉칫돈 어디로?…전쟁 이후 국민연금이 쓸어담은 종목
- 이틀 만에 '10조' 증발…"삼천당 아니고 황천당" 개미 분노
- "스쿼트 100개 하느니"…건강 망치는 한국인 최악의 습관 [건강!톡]
- 다주택자 보유 1.7만채 대출 막혀…서울·수도권 급매 쏟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