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장, 트럼프 면전에서 “행정부 논리 희한” 직격
트럼프, 현직 대통령 최초로 법정 참관
방청석 앉아 대법관들에게 ‘레이저 눈빛’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공개 변론에 방청객으로 출석하는 이례적 광경이 연출됐다. 본인이 내린 행정명령의 효력을 다투는 재판인 만큼 대법관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은 트럼프의 ‘레이저 눈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신에 따른 발언을 이어갔다.

그런데 트럼프는 해당 헌법 조항이 남북전쟁(1861∼1865) 이후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을 뿐 현대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자신의 의사에 반해 아프리카 등에서 미국으로 끌려온 흑인 노예들 자녀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기 위해 도입된 장치라는 것이다. 최근 트럼프는 “출생 시민권은 노예들 자녀를 위한 것”이라며 “터무니없이 자녀가 미국 시민이 되기를 바라는 중국이나 다른 나라의 부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사우어 차관의 논리에 대해 “매우 희한하다”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행정부의 정책 목표는 사법부가 하는 법적 분석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말로 사우어 차관의 주장이 미국의 법률과 판례에는 맞지 않는다는 점을 에둘러 지적하기도 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2005년 공화당 소속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의해 발탁됐으며, 보수 성향의 법조인이다.

이날 대법원 안에서 입을 굳게 다문 트럼프는 법정 밖에선 대법관들을 강하게 압박하는 듯한 언행을 일삼았다. 그는 “우리는 멍청하게도 출생 시민권을 허용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라며 “멍청한 판사와 대법관으로는 위대한 나라를 만들 수 없다”고 밝혔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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