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통행료 ‘배럴당 1달러’ 받는다…우호국 5등급제 시행
IRGC 심사…국적기준 1~5등급 통행료 차별
배럴당 1弗…유조선 ‘200만弗 톨비’ 현실화
위안화·코인 결제…리알화 징수도 추진
IRGC “적들에겐 해협 개방 절대 안 해” 위협
![액화석유가스(LPG)를 실은 인도 국적의 화물선 자그 바산트 호가 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뭄바이항에 입항했다. [EPA]](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2/ned/20260402094404444vion.jpg)
이란 의회가 지난달 30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통행료 징수 계획안을 승인한 가운데, 이란 당국은 선박 정보 검토, 우호국 등급 심사, 통행료 협상 등 통항 허가 ‘매뉴얼’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통행료는 우호국 등급과 보유 화물량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현재 위안화나 스테이블코인으로 받고 있다. 이란 의회는 이를 자국 화폐인 리알화로 받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승인해 향후 ‘호르무즈 톨게이트’ 통과 방식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일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상황에서 이곳을 통과하는 과정을 보도했다. 호르무즈 통항을 희망하는 선박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중개 회사에 연락해 관련 정보를 넘겨야 한다. 여기에는 선박 소유권부터 선박의 국적, 화물 목록, 목적지, 선원 명단, 선박의 위치를 기록하고 전송하는 데 사용하는 위성중계기인 AIS(자동 식별 시스템) 데이터 등이 포함된다.
중개인은 선박이 제출한 정보를 IRGC 해군 호르모즈간 주사령부에 전달, 선박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다. 해당 선박이 미국이나 이스라엘, 그 외 이란이 적대국으로 간주하는 다른 국가들과 연관이 있는지가 주요 조사 사항이다.
통항을 신청한 선박이 적대국과 관련이 없다고 판단되면, 통행료에 대한 협상이 시작된다. 관계자들은 이란이 국가를 1등급에서 5등급까지 나눠, 선박의 국적에 따라 통행료를 부과한다고 전했다. 이란이 우호적인 국가라 판단하는 곳의 선박일수록 통행료는 낮아진다.
운반 화물량도 통행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유조선의 경우 협상 시작 가격이 일반적으로 배럴당 약 1달러 수준이다.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은 보통 적재 용량이 약 200만배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00만달러(약 30억원)가 통상 가격이다. ‘호르무즈 톨게이트’ 비용이 200만달러라는 세간의 전언이 근거 없는 소문은 아닌 셈이다.
이란은 현재 통행료를 위안화나 스테이블코인(외화 가치에 연동된 암호화폐)으로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이란 의회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받는 법안을 승인하면서 이를 리알화로 지불하도록 해, 향후 IRGC가 리알화 지불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통행료를 지불하면 IRGC는 해당 선박에 통행 허가 코드와 항로 지침을 발급한다. 선박은 통행 협정을 체결한 국가의 국기를 달아야 하고, 경우에 따라 공식 등록도 해당 국가로 변경해야 한다. 기존에는 선박의 국적과 선주의 국적이 다를 수 있었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과시에는 IRGC와 협상한 국적으로 등록이 되어 있어야 한다.
통항 허가를 받은 선박은 호르무즈 해협에 접근해 초고주파 무선으로 통행 허가 코드를 송출해야 한다. 이어 순찰선이 해당 선박을 호위하며 해협을 통과하게 한다.
IRGC는 지난 1일에도 선박의 국적에 따라 통항을 결정하겠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움켜쥐고 있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날 혁명수비대가 성명에서 “우리가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을 확고하고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미국 대통령의 우스꽝스러운 쇼에도 이 해협이 이란의 적들에게 개방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선박의 국적을 기준으로 통항 여부를 우선 가리다 보니,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에는 국적을 변경해 통항하라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에서 중재국으로 나선 파키스탄은 이란과의 협상을 통해 선박 20척의 호르무즈 통항권을 확보했지만, 당시 걸프만에 파키스탄 국적 선박은 몇 척 밖에 없었다. 이에 파키스탄은 일부 대규모 선박들에 접촉해 국적을 파키스탄으로 바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는 방안을 제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을 국가 시스템에 근거해 통제하겠다는 이란의 주장은 국제법상 불법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런던 시티대학교 상법 및 해사법 교수인 제이슨 추아는 “이란 측은 이를 자위권 행사라 주장하지만, 이란의 선박 검문에는 수수료가 부과된다”며 “대부분의 국제법 전문가들은 이를 불법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란이 협상을 마친 일부 선박에 대해 안전 통항을 지원한다고 해서 해상 운송 위험이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랭커스터 대학교 국제 안보학 석좌교수이자 영국 왕립 해군 전략 연구 센터 객원 연구원인 바질 저몬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이란이 해협과 페르시아만에서 선박들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이란이 신뢰성을 유지하려면 때때로 유조선을 공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과 협상을 해야만 안전 통항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려면, 이란이 호르무즈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을 계속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현정 기자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들 불륜’ 조갑경, 방송 강행…前며느리 “피해자는 고통 속에 사는데, 방송 잘 나온다” 맹
- “상처 열기 너무 힘들었다”…이소라·홍진경, 15년만 눈물 재회
- “결혼식 대신 조용한 약속으로”…‘선업튀’ 서혜원, 깜짝 소식 알렸다
- “편의점 멜론빵서 인분 냄새” 전량 긴급회수…알고보니 황당 사고
- 인교진 “도박 중독 친구, 재워줬더니 내 돈·차 훔쳐가…딸 신부전증도 거짓말”
- “하루 8시간 자고 의대 6곳 합격”…서울대 의대생 공부 비법 ‘이거’였다
- “재결합도 노력해봤지만”…107만 유명 유튜버, 남편과 결별 발표했다
- ‘마약 처벌’ 에이미 “새 인생 시작…난 뽕쟁이 아냐”
- 김사랑 “비 뚝뚝 새서 배변 패드 깔아…인테리어 업자는 잠적” 부실 공사 호소
- “남편이 ‘애 딸린 돌싱’인 걸 결혼 6년만에 알았다”…‘이숙캠’ 나온 그 부부의 충격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