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 수문장' 돈나룸마, WC 첫 경험 또 좌절..."서러워서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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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어젯밤 나는 울었다."
지안루이지 돈나룸마(27, 맨체스터 시티)가 끝내 무너졌다. 주장 완장을 차고도 이탈리아를 월드컵으로 이끌지 못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승부차기 끝 패한 뒤, 돈나룸마는 "엄청난 슬픔 때문에 울었다"라고 털어놨다.
영국 'BBC'는 2일(한국시간) "지안루이지 돈나룸마가 북중미 월드컵 진출 실패 뒤 이탈리아를 다시 일으켜 세우겠다고 다짐했다"라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1일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4로 패했다. 전반 알레산드로 바스토니가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였고, 끝내 버티지 못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2018 러시아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3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탈리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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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나룸마는 경기 내내 분투했다. 후반 들어 여러 차례 결정적인 선방을 해내며 이탈리아를 살려냈다. 연장전까지 버티게 만든 것도 돈나룸마였다. 정작 승부차기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는 보스니아 골키퍼 니콜라 바실리와 신경전을 벌였고, 현지에서는 돈나룸마가 상대의 승부차기 메모지를 훼손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경기 종료 후에는 환호하는 보스니아 선수들에게 달려들려다 동료들에게 제지당했다.
분노와 좌절이 뒤섞인 감정이었다. 돈나룸마는 경기 다음 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어젯밤 경기 후 울었다. 이탈리아를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데려가지 못했다는 실망감 때문에 울었다"라고 적었다.
이어 "대표팀 주장으로서, 그리고 아주리의 일원으로서 느끼는 엄청난 슬픔 때문에 울었다. 팬들도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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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승부차기에서 돈나룸마는 상대 슈팅 하나도 막아내지 못했다. 반면 이탈리아는 피오 에스포지토와 브리얀 크리스탄테가 실축했다. 골문 앞에서 홀로 버티던 돈나룸마도 결국 마지막 순간에는 팀을 구하지 못했다.
더 뼈아픈 건 돈나룸마가 아직 한 번도 월드컵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2016년, 17세의 나이로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고 오랫동안 이탈리아의 미래로 불렸다. 지금은 대표팀 주장이다. 그런데도 월드컵 본선 경험은 없다. 2026년 여름에도 그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돈나룸마가 다시 월드컵을 노릴 수 있는 시점은 빨라야 2030년, 그의 나이 31세 때다.
돈나룸마는 다시 일어나겠다고 했다. 그는 "이탈리아를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엄청난 힘과 열정, 확신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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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항상 믿어야 한다. 믿음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삶은 모든 것을 쏟아붓는 사람에게 결국 보답한다. 우리는 여기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함께, 다시 한 번"이라고 적었다.
이탈리아 축구 전체는 충격에 빠졌다. 2006 독일 월드컵 우승 이후 이탈리아는 단 한 번도 월드컵 토너먼트 무대를 밟지 못했다. BBC는 "이탈리아가 마지막으로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승리한 뒤 화성에서 물이 발견됐고, 레스터 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며, 아이폰이 탄생했다. 심지어 지난해 발롱도르 2위를 차지한 라민 야말은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다"라고 비꼬았다.
비판은 축구협회 수뇌부를 향하고 있다. 정치권까지 나섰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동맹당은 "용납할 수 없는 수치다. 가브리엘레 그라비나 회장의 사퇴부터 시작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안드레아 아보디 체육부 장관도 "이탈리아 축구는 밑바닥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 축구협회 수뇌부 교체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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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언론도 냉정했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1면에서 이번 사태를 "월드컵의 저주"라고 표현하며 전면적인 재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팬들의 상처는 더 깊다. 이탈리아 전역의 술집과 광장에는 마지막 희망을 품은 팬들이 모였다. 2018년 스웨덴, 2022년 북마케도니아에 이어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고 믿었다. 결과는 또 같았다.
한 팬은 로이터 통신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팬은 "실망하고 또 실망해도 결국 희망은 품게 된다.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라고 했다. 이번에도 이탈리아는 월드컵에 가지 못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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