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사태 8년’ 폐암사망 年 2000명…“제2 라돈사태 언제든 터질수 있다”[인터뷰]
![조승연 연세대학교 라돈안전센터장 [홍석희 기자]](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3/ned/20260403102347072idkh.jpg)
라돈 침대 사태 8년 지났지만 생활밀착형 제품 불안
“우연히 찾아낸 사건…모나자이트 금지돼도 다른 위험은 남아”
“측정과 인증 달라…전 제품 라돈·토론 인증 시몬스만”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2018년 대진침대 라돈 사태가 터진 지 8년이 지났지만 국내 라돈 연구 1인자인 조승연 연세대 라돈안전센터장은 “제2의 라돈 사태는 언제든 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무도 몰랐던 침대 속 라돈이 우연한 계기로 세상에 드러났듯, 생활 밀착형 제품에서 예상치 못한 방사성 물질이 또다시 검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 센터장은 지난 2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라돈으로 인한 연간 폐암 사망자가 보수적으로 봐도 2000명 수준”이라며 “음주운전 사망자보다 7배가량 많은 수치인데도 사회적 경각심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500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조 센터장은 미국에서 핵화학을 전공한 뒤 1993년부터 실내 라돈 문제를 연구해 왔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1980년대 후반부터 일반 가정 내 라돈 위험이 본격적으로 부각됐고,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도 라돈 농도 관리가 중요하게 다뤄졌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서는 한 방사선 작업자의 피폭량이 이상하게 높게 나타난 것을 추적한 결과, 작업장이 아니라 집 안 라돈이 원인으로 드러나면서 전국 단위 관리가 시작됐다고 했다.
한국은 오히려 평균적인 라돈 노출 여건이 더 나쁠 수 있다고도 했다. 조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화강암 지대가 많아 라돈이 높은 국가로 분류된다”며 “라돈은 우라늄과 토륨 붕괴 과정에서 생기는 기체로, 건축자재와 토양 등에서 실내로 스며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눈에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의 극미량이어도 방사능 물질이기 때문에 인체에 위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라돈 침대’ 사태 공론화에는 조 센터장의 역할도 있었다. 당시 한 주부가 ‘라돈 측정기’를 샀는데 책상 위에서는 60베크렐(Bq/㎥) 수준이던 수치가 침대 위에서는 수천 베크렐로 치솟았고 이 주부는 ‘측정기 고장’으로 오인하고 교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재차 측정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고, 그제서야 원인이 매트리스로 지목됐다.
당시 매트리스가 조 센터장에 전달됐고, ‘음이온 파우더’로 쓰인 모나자이트가 원인이 됐다. 조 센터장 팀은 당시 두 달간 데이터를 축적했고, 2018년 5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대진침대 29개 모델 전량에 수거 명령을 내리며 사태가 공식화됐다. 조 센터장은 “결국 국민이 발견해 낸 사건”이라고 했다.
![조승연 연세대학교 라돈안전센터장 [홍석희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3/ned/20260403102347309cqxo.jpg)
8년이 지났지만 조 센터장은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봤다. 모나자이트 유통이 금지된 뒤 매트리스 자체의 직접적인 위험은 크게 줄었지만, 돌침대나 흙침대처럼 광물성 소재가 들어가는 제품은 여전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방사능 대리석, 고양이 모래, 화분, 일부 건축자재 등 생활 주변 곳곳에서 새로운 형태의 노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과거 한 번 터진 사안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라돈 이슈는 생활공간 전체의 문제”라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공동주택과 학교, 지하 공간의 측정 체계도 여전히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가이드라인은 존재하지만 현장에서는 측정이 느슨하게 이뤄지고, 입주민이나 이용자가 직접 정밀 측정을 하면 뒤늦게 고농도 사례가 확인되는 일이 반복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환기가 가장 기본적인 대응책이지만, 환기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법과 제도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감시와 관리”라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인터뷰에서 시몬스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시몬스는 라돈 문제에 진심”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시몬스는 전 제품에 대해 라돈 인증을 꾸준히 받아왔고, 토론 인증까지 받는 유일한 사례로 알고 있다”며 “침실은 집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공간인 만큼 침대 기업이 안전 문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또 “라돈을 공포 마케팅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인식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한 점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조 센터장은 라돈사태의 핵심은 “끝난 사건”으로 보지 않는 태도라고 했다. 그는 “2018년의 라돈 침대 파문도 우연한 발견에서 시작됐듯, 앞으로도 예상하지 못한 제품이나 자재에서 비슷한 위험이 드러날 수 있다”며 “생활 속 방사선 문제는 꾸준한 감시, 정확한 측정, 신뢰할 수 있는 인증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진침대 발 ‘라돈침대’ 사태로부터 8년이 지난 현재 침대 업계의 라돈 대응은 갈린다. 국내 공식 라돈 인증 기관인 한국표준협회(KSA) 기준 전 제품에 대해 ‘라돈 안전제품 인증’을 매년 갱신하고 있는 곳은 시몬스가 유일하다. 씰리침대는 올해 출시된 제품과 헤인즈 모델 등 일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제품에 대해 라돈 인증을 받고 있다. 씰리침대는 지난 2019년 2월 라돈 검출 전력이 있다. 업계 매출 2위인 에이스침대는 2019년 인증을 취득한 뒤 2021년을 마지막으로 갱신을 중단했다. 템퍼코리아, 에넥스, 금성침대 등은 현재 라돈 안전제품 인증을 받지 않고 있다.
※조승연 교수가 언급한 ‘라돈 사망자 연 2000명’ 주장은 2010년 기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실내 라돈 노출로 인한 초과 폐암 사망자 수를 어림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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