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사진전….‘지구 앞에 서다-위태로운 경계에서’

송태섭 기자 2026. 4. 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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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북극의 검은 바다 위에 떠있는 유빙 조각과 그 유빙 위에 갇힌 듯이 서 있는 북극곰 한마리.

이들 작가들이 서로 다른 지리적 조건과 미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기후위기와 생태 변화의 현장을 포착한 작품들이다.

그러나 단지 위기를 암시하는 현장의 단순한 기록만을 나열하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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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일~6월14일, 부산 금정문화회관 금샘미술관(부산시 금정구 체육공원로 7)
마르코 가이오티 작, 'Shrinking Habitat, Arctic', 2013.
마르코 가이오티 작, 'Shrinking Habitat, Nakuru, Kenya', 2023

해질녘 북극의 검은 바다 위에 떠있는 유빙 조각과 그 유빙 위에 갇힌 듯이 서 있는 북극곰 한마리. 미세먼지처럼 뿌연 정글 속의 코뿔소와 무심한 표정의 부부와 잠든 아이. 밤인지 낮인지 좀처럼 분간하기 힘든 시간에 눈보라를 날리며 달리는 썰매를 타고 무언가를 쫓고 있는 설원의 사냥꾼들…

부산 금정문화회관이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2026. 3. 3.)을 기념해 금생미술관에서 지난 1일부터 열고 있는 기획 사진전 '지구 앞에 서다 -위태로운 경계에서'에서 전시 중인 작품들이다.
닉 브란트 작, 'The Day May Breake, Alice, Stanley and Najin'
닉 브란트 작, 'The Day May Breake, Akessa and Maria on Sofa, Fiji, 2023

사진들을 보는 순간 먹먹해져서 서늘한 슬픔이 밀려든다. 잊고 있었던 안톤 슈낙의 "나를 슬프게 하는"이라는 글귀가 떠오른다. 슬픔과 함께 불안과 두려움도 따라온다. 모두가 전 지구적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후 변화와 생태 위기의 묵시론적 메세지를 담고 있다. 사진 한장 한장에 포착된 장면들은 지구 파괴와 인류 종말이라는 대재앙을 예고하는 듯하다. 흑백의 그 묵직한 경고음은 그래서 불안하고 두렵고 슬프다.

기후환경사진전에는 크리스 조던(미국-), 라그나르 악셀손(아이슬란드), 마르코 가이오티(이탈리아), 닉 브란트(영국) 등 네 명의 사진작가들의 작업들이 선보이고 있다. 이들 작가들이 서로 다른 지리적 조건과 미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기후위기와 생태 변화의 현장을 포착한 작품들이다.
라그나르 악셀손 작' 'Arcti-the Edge of the World, Arctic Hunter on the Sea Ice, Ingelfieldfjord, Greenland, 2019
라그나르 악셀손 작, ' Arctic-the Edge of the World, Kötlujökull Melting, Iceland, 2021
그러나 단지 위기를 암시하는 현장의 단순한 기록만을 나열하고 있지는 않다. 이들의 사진은 파괴와 상실의 징후를 드러내는 동시에, 그 안에 여전히 남아 있는 생명의 존엄과 자연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위태로움과 경이로움, 붕괴와 지속, 침묵과 증언이 하나의 이미지 안에서 교차하는 것이다. 어둠 속에도 분명히 존재하는 빛을 찾아낸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환경 문제를 하나의 교훈적 담론에 머물게 하지 않는다. 사진이 주는 감각과 울림을 통해 세계를 다시 사유하도록 이끌고 있다. '창백한 푸른 점'-인간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난 세계를 상상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인류는 그렇게 생존해 왔다.
크리스 조던 작, ' Ecstatic Desolation, Stream Entering Lago Llanquihue, Chile, 2020
크리스 조던 작, 'Running the Numbers, Whale', 2011

오일선 금정문화회관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과 공존의 조건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공공적 제안이며, 관람객들이 오늘의 환경 문제를 더 깊이 인식하고, 인간과 자연이 맺는 관계를 새롭게 성찰하며, 공존을 위한 책임 있는 실천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14일까지 (사진 제공 :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송태섭 기자 tss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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